아무 생각 않고 호흡에 집중하는 명상시간
그동안 제일 많이 새어 나오는 생각이
글쓰기에 대한 생각인 것 같다
생각의 의식을 멈추고 머리를 비우려 하면
그제서야 하고 싶은 말들이 새어 나온다
그리고 눈을 뜨면 다시
세상의 흥미로운 소음에 생각이 팔리고
무형의 생각을 유형의 글자로 변환해야 하는 귀찮음에
나는 다시 주저 앉아 한 글자도 써내지 못한다
최근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 친구가 있었다
서서히 나의 에너지를 빼앗기는 듯한 관계를 되돌아보니
내가 불편했던 포인트는,
너는 정말 오로지 너의 얘기만 한다, 는 것이었다
세상 누구나 자기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건 당연한 건데
왜 자기 얘기만 하는 것을 내가 불편하게 여기게 된걸까?
그건 거꾸로 뒤집어 보면
나 역시 하고싶은 내 이야기가 있는데
속시원히 하고있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니었을까.
너무 내 얘기만 하고 있는지 눈치보지 않고
나를 평가할까봐 조바심 내지 않고
천천히 무슨 이야기든 편히 해도 되는 곳은 역시
흰 백지 위 깜빡이는 커서, 타닥이는 키보드 위에서다
흘러가는 생각들도 다 내 머리에서 나온 것이니
굳이 잡아두지 않아도 어차피 다 기억날텐데, 했다
하지만 흘러가버린 생각들은 고사하고
그 생각들을 가끔 끄적여둔 조각글 조차도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면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나? 하고 놀라곤 한다
생각은 액체와 같아서 그릇에 담아두지 않으면
흘러 넘치다가 결국 증발되어 버린다
그렇게 다시 브런치의 하얀 창을 그릇삼아
넘실대는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가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