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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sh Jul 22. 2024

우리 일상에 경제학을 적용할 수 있을까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 서평

2년 전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꾸준히 경제학 논문을 게재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드는 궁금증이 있다. '나는 실생활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적용하고 있는가?' 비단 나뿐 아니라, 이런 질문에 자신 있게 '(늘) 그렇다'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는 아주 많진 않을 것이다.


내 일상을 둘러보면 비효율투성이다. '인간은 합리적이다'라는 경제학 기초 가정과 달리 내 일상과 주변에서 벌어지는 결정은 합리성과 거리가 멀 때가 많다. 특히 사회생활에서 비합리성은 △ 집단주의적 사고 △ 개인의 안위 등에 의해 초래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 카우식 바수는 자신의 저서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에서 책의 목적을 두고 "우리는 왜 행복해져야 하는지, 행복해지려면 왜 이성적 추론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힌다. 경제학적 사고방식은 전쟁과 외교, 기업 전략 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 혹은 일상적인 대인 관계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개인의 생활과 맞닿아 있다. 특히 3장 '불안을 이기는 균형이론'에서는 '왜 마이애미비치에는 몸매가 좋은 사람만 보이는 걸까', '내 친구가 나보다 SNS 팔로워가 더 많은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존재한다' 등과 같이 인간 심리를 파고든 경제학 원리를 심리적 측면에서 차근 차근 설명해준다.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경제 이론은 게임 이론이다. 이 이론은 개인의 행위가 자신 뿐 아니라 다른 이의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최대 이익에 부합되는 행동을 한다는 가정을 두고 있다. 게임 이론과 관련된 대표적 개념이 죄수의 딜레마이다. 대표적인 예는 바로 국가 간의 군비경쟁(93쪽)인데, 국가가 자국의 방어를 목적으로 우세한 군사력을 갖추려 들면 결국 모든 국가가 동일 행위를 함으로써 '군사력의 균형'은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심지어 개인 입장에서의 선택은 전체 입장에서의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자원을 마음껏 쓰는 것은 합리적 행위이지만 모두가 같은 행위를 한다면 공공재(환경 자원)을 잃게 되는 원리이다.




잠깐 드는 옛 생각. 예전에 고교 학부모님을 대상으로 경제 강의를 하던 중에 입시생들의 의대 열풍을 언급한 적이 있다. 그때 난 이런 언급을 한 거 같다.


"이과 학생 입장에서 의대 선택은 합리적일 수 있다. 개인의 안정성과 고소득 측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국가, 그러니까 집단 측면에서 봤을 때 성장(economic growth)과 밀접한 공학 계열(engineering)에 갈 수 있음에도 의대를 선택하는 것은 미래에 '집단의 실패'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론 위 비유가 게임 이론에 딱 들어맞지는 않을 수 있다. 애당초 가정(assumption)을 '의대 선택(개인의 안위)'과 '공대(국가의 성장)'로 한정해야 했으니깐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인생에서 실패를 겪는 주된 이유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pg. 79)"이라는 경제학자 카우식 바수의 언급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이 국면에서 경제학적 통찰은 개인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은 모든 선택에서 합리적일 수 없으며, 매 순간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출 수는 없다. 다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주변은 늘 자기애와 자기중심적 사고, 다시 말해 이해관계로 가득차 있으며 적어도 내가 어떤 순간에서 만큼은 어떻게 판단하는 게 스스로에게 더 유리할지는 판단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서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는 경제학에 익숙치 않은 이들에게 한번 추천해 볼 만 하다.


*본 포스팅은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의 출판사인 인플루엔셜의 도서 제공을 받고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경제학자는 어떻게 인생의 답을 찾는가⌟ 링크: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767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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