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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철 Apr 19. 2016

블루스 브라더스를 아시나요

비엔나텍스트어드벤처 07. The Blues Brothers

블루스 브라더스를 아시나요.
안다면 그들은 어떻게 기억하는지.

내가 그들의 음악을 정식으로 접한 건 2003년, 한 온라인 음반 쇼핑몰에서 일하면서였다. 전에도 '블루스 브라더스'라는 이름은 알았지만 정확한 정체는 몰랐다. 그저 검은 양복에 모자, 선글라스를 낀 뚱보와 홀쭉이 콤비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내가 기억했던 블루스 브라더스의 이미지. MIB 컨셉의 모티브가 됐다는 설도 있다


아, 아주 어릴 때는 게임도 있었다. 슈퍼마리오처럼 앞으로만 달리는 (레코드판을 무기로 던졌던가?) 아케이드 게임이었다.
음반 쇼핑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 자체도 음악이 좋아서, 많이 듣고 싶어서였다. 세상에는 정말 무지막지하게 많은 가수들이 매일같이 앨범을 냈다. 같이 일하던 형, 누나들은 대부분 음악 마니아(요즘 말로 덕후)였고 팝과 대중가요는 기본이요, 수없이 쪼개진 락의 장르별 심화과정까지 마스터하고 재즈, 월드뮤직, 클래식에 조예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듣는 만큼 CD를 샀다. 레코드사에 발주를 넣을 때 그들의 몫이 포함될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다 보니 자연스레 업무를 위한 '공부' 명목으로 음악을 열심히 듣는 게 일이었다.

배경 설명이 길었는데, 이러다 다시 만난 음악이 바로 '블루스 브라더스'였다. 아마 옆자리 일하던 형이 DVD 영상인지를 보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는 이미지의 낯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전까지 내가 아는 블루스 브라더스는 움직이며 춤추고 노래하지 않았으니까.

음악은 신났고, 춤은 더 신났다.
그래서 앨범을 샀다. 아, 그런데 OST였다. 동명의 제목인 <블루스 브라더스>.

영화 <블루스브라더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자켓 이미지

<블루스 브라더스>는 음악 영화였던 것!
앨범을 보고는 화려한 참여 아티스트에 또 한 번 놀랐다.
"게룬업 라이크 어 섹스머신"으로 입문했던 제임스 브라운부터 아레사 프랭클린, 레이 찰스, 캡 갤러웨이, 존 리 후커 등이 참여했다.
물론 이들은 영화에도 등장한다.
도대체 블루스 브라더스가 뭐길래!

그래서 찾아보니.

블루스 브라더스 중 뚱보인 형은 존 벨루시(제이크 블루스 역).
키다리 동생은 댄 애크로이드(엘우드 블루스 역).
둘은 사실 미국 SNL에 출연하던 코미디언이라고 한다. 쇼 안에서 블루스 브라더스라는 밴드이자 콤비로 활동했는데, 영화로 만들어진 것.

그래서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이들의 SNL 영상도 볼 수 있다.


영화는 고아원 출신의 두 형제가 자금 문제로 문 닫을 위기엔 처한 자신들의 고아원을 살리기 위해 밴드 공연을 하는 것. 그 와중에 우당탕탕, 쿵짝쿵짝하는 영화다.

놀라운 점 몇 개.
영화 대본은 댄 애크로이드가 썼다.
댄 애크로이드는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에도 출연했던 그 배우다.
영화 속에서 차 103대가 부서지는 장면은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슬프게도 존 벨루시는 영화가 나오고 2년 뒤에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
2000년, 형 없는 상태로 2편이 만들어졌으나 혹평.(참고로 여기에는 에릭 클랩튼이 출연!)

영상 몇 개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관전 포인트이자 내가 흠뻑 반했던 매력포인트.

1. 맥락 없이 펼쳐지는 군무.
2. 저것은 춤이 아니다. 흥으로 가득 찬 두 영혼의 호흡.
3. 춤을 잘 추는 씨가 따로 있다더냐, 그저 마음대로 흔들면 그것으로 된 것.
4. 동생인 엘우드 블루스의 정체불명 댄스.


Soul Man (1978년 SNL)

http://youtu.be/zqGha3XLlvg


Everybody Need Somebody(영화 클립)

http://youtu.be/EHV0zs0kVGg



Shake a Tail Feather (영화 클립, 레이 찰스 등장 씬)
http://youtu.be/qdbrIrFxas0



아 씐나.


이래서 나는 오늘 같은 날, 블루스 브라더스의 영상을 찾아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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