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어드벤처 in 베트남 - 하노이에는 아직 호찌민 아저씨가 있었다.
- 지난 줄거리 -
우연히 호찌민(일명 호 아저씨)에 대해 알게 된 성철은 베트남 여행을 결심하는데...
1. 목적지는 하노이
호찌민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9월 2일, 심장발작으로 사망했다. 심장병을 앓았던 탓인지 일흔 즈음부터 자신의 죽음에 대비해 매년 유언장을 썼다고 한다. 전쟁이 끝나면, 노동자와 농민, 학생 등등에게 어떻게 하라는 내용과 자신의 시신을 화장해 베트남 북부, 중부, 남부에 뿌려달라는 내용이었다. 장례식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였다. 실제로 호찌민은 생전에 극도로 검소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관광지 중 하나인 생가를 가보면 다섯 평 정도 규모의 목조건물로 침대와 모포, 전화기, 라디오 등 전시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측근들은 그의 시신을 고스란히 보존했다. 하노이에 있는 호찌민 묘에는 방부 처리된 시신이 40년 넘도록 관 속에 누워있는 상태다. 하루 중 몇 시간 정도 일반 관람이 허용되기도 한다. 또 호찌민이 자신을 위한 어떤 조형물도 만들지 말 것을 부탁했지만 베트남 전역에는 그의 박물관과 동상이 설치됐다.
그래서
나는 목적지를 하노이로 정했다.
인터넷에서 하노이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을 보니 공통적으로 나온 키워드는 이랬다.
1. 오토바이, 2. 커피, 3. 길거리 음식, 4. 호수, 5. 물가, 6. 맥주, 7. 더위.
1. 한 집에 두 대씩은 가지고 있단다. 대단한 오토바이 행렬과 매연을 만끽할 수 있는 도시라고 한다.
2.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이라고 한다. 연유나 계란을 넣은 베트남 특유의 커피 문화가 발달했다. 물론 커피도 맛있단다.
3. 하노이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호안끼엠 호수 주변은 먹거리 천지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쌀국수부터 온갖 요리를 아주 값싸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노상에서 목욕탕 의자에 앉아 먹는 것이라고.
4. 하노이에만 300개 넘는 호수가 있다고 한다. 주요 관광지 역시 호수 주변으로 형성돼 있다.
5. 쌀국수 등 일반적인 음식 한 끼가 40,000~50,000 VND 정도 하는데 우리 돈으로 따지면 2천 원~2천 몇백 원이다.
6. 저녁에 타히엔 맥주 거리에 가면 길거리가 꽉 차도록 사람들이 나와 앉아 맥주를 마신다. 가격도 물론 몇백 원에서 1천 원 정도로 저렴하다.
7. 이 글을 쓰는 지금(하노이 현지시각 0시)의 온도가 19도. 가장 추운 1월의 평균기온도 최저 13.7, 최고 19.3도일 정도다. 날이 좀 쌀쌀해지면 하노이 사람들은 꽁꽁 싸매고 여행자들은 여전히 반팔로 휘젓고 다니는 광경을 보게 된다고 한다.
하노이는 11세기에 리 왕조가 수도로 삼은 이후 지금까지 천 년을 이어 온 도시다. 왕조의 유적과 함께 일명 올드타운이라 불리는 구시가지와 프랑스 지배를 받았던 시절의 흔적, 적지 않은 전쟁을 겪은 베트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호 아저씨가 아직 있기도 한 곳이다.
다만 제한적인 입장 관리 때문에 실제로 호찌민 묘 관람에 성공한 사람은 몇 명 없었다.
- 또 다음 편에 계속. 다음 편에는 아마 항공권과 호텔 예매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