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생각해 본 그것
얼마 전 처갓집에서 저녁밥을 먹을 때였다.
평소 말수가 별로 없었던 처남이 조심스레 말을 꺼내었다.
『매형, 제가 친구랑 같이 호주로 이민을 갈려고 하는데요』
호주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어학연수를 갈 예정이라는 사실까지 들은 차라 적잖이 놀라운 이야기였다.
『영주권 획득해야 되겠네?』
『네, 저는 공조 기사 자격증 있어서 공조 쪽으로 지원해서 가보려고요』
호주의 영주권 획득 자격 중, 여러 자격이 있지만 그중에서 보편적으로 선택해서 지원하는 것이 이민 가능 직종군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다. 호주에서는 근로자가 부족한 직종군을 이민 가능 직종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부족 직업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 그래? 보통 요리사로 응시해서 경력 쌓고 영주권을 획득하더라고 난 그래서 처남도 요리사 쪽으로 알아보나 했더니, 공조 쪽도 모집을 하는구나』
처남은 얼마 전에 냉동공조 기사 자격증을 획득했다. 자격증을 취득했으니 이제는 영어공부를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민까지 생각하다니, 대단하다라고 느끼면서도 그 대담함이 부럽기도 하였다.
한 번쯤은 시도했어도 좋을만한 일인데, 시도조차 하지 않은 자신을 약간은 탓해보았다. 다른 나라의 영주권을 가지고 있어서 나쁠 것은 없지 않은가.
『네, 자격증도 있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3년 경력을 쌓고 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게 정확하지가 않아서 이따가 밥 먹고 같이 메일 좀 봐주시면 안돼요?』
『응 그래. 이따가 메일 같이 보자.』
메일 내용은 전반적인 이야기뿐이라서 정확한 내용은 알기가 어려웠다.
『이 메일 내용은 그저 필수 사항이 아닌 우대사항에 대해서 적어 놓은 거 같은데 자세히 알려면 다른 곳에 문의를 해야 할 것 같아.』
『네, 그래서 법률 사무소에 물어보려고 했었는데요. 상담비용이 한 시간에 10만 원 정도 들어가더라고요 너무 비싸서 하기도 좀 그렇고 해서 매형한테 물어보는 거예요.』
『그건 어떨까? 유학원이 대학교 주변에 많이 있거든 거기 가면 기막히게 알려줄 텐데. 걔네들은 각 나라에 지사까지 있어서 상황을 잘 안단 말이지. 가격도 무료이고 말야』
호주 영주권을 취득하게 된다면 받게 되는 혜택이 여러 가지가 있다.
1. 초, 중, 고 만 18세 미만 자녀 국/공립학교 학비 무료
2. 대학 학비 혜택 및 호주 주립대학교인 TAFE 진학 시 학비 혜택
3. 각종 사회보장 제도 혜택 제공(실업급여, 자녀 양육비 지원, 구직 보조금 지원, 학생 수당 및 청소년 수당 비 지급, 노인연금, 미망인 연금, 부인 연금)
4. 무료 의료 서비스 지원
5. 생애 첫 주택 구입시 취득세 면제 및 각종 세금 혜택
6. 출산 시 출산보조금 지원
7. 자녀 소득공제 혜택
8. 무주택자 가정 렌트비 지원
9. Child care benefit (정부 보조금 혜택을 통해 부담 없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보육기관을 이용 가능)
불안정한 미래 사회를 위해서라도 다른 나라의 영주권은 취득할 만하지 않을까?
미래의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를 살펴보면, 2031년 이후로는 대한민국의 인구가 감소 추세로 가게 된다는 자료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민을 장려하고자 이러한 내용을 쓰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남들과 같은 곳만을 바라보면서 높은 경쟁 속에서 살아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선택할 자유가 있으며, 그 기회는 모두가 가지고 있다.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게 되면, 서양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서 일을 하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등의 타국에서 국적 제한 없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일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사람들은 해외에 나가서 일하는 사람들은 매우 드문 케이스이다. 왜 그럴까?
이미 눈치챈 분들도 계시겠지만, 세계 유일무이의 한국어와 한글 때문일 것이다. 한국어와 한글에 대해서 매우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면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려울 것이다.
아래의 지도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전 세계적으로 라틴 알파벳을 사용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라틴 알파벳, 즉 로마자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는 서로 간의 언어를 배우기도 쉽고, 서로 쉽게 배워서 사용하는 세계 공통어라고 할 수 있는 영어도 잘 사용할 수 있다.
약간의 페널티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영어 아니던가.
물론 로마자를 사용하지 않은 국가라도 좋다.
자신 있게 도전해보자, 영주권 획득하기.
그 속에서 수많은 경험을 할 기회들이 넘쳐날 테니 말이다.
영주권을 얻더라도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올 거라 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