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주말의 적적함을 달래 줄 만한 일 (The big picture)
싱그러운 햇살이 거실 깊숙이 들어왔다. 겨울의 아침 햇살인데도 불구하고 따사롭기만 했다.
평소의 사무실 생활 때문에 햇볕은 잘 쐬는 일이 없었던 터라 그 날의 아침 햇살은 반갑기 그지없었다.
여유로움과 따사로움 그리고 비타민 D라는 건강까지 챙겨주는 햇살을 만끽하며 맞이한 주말 아침.
오랜만에 가져보는 평화스러운 주말 아침이었다.
'무엇을 할까'
여느 날의 토요일 아침에는 그 전날 금요일 저녁에 함께한 술 덕분에 숙취에 시달리고 있었던 게 대부분의 모습이었다.
어제는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 덕분에 토요일의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평소에 가져보지 못한 시간이었던 탓일까? 무엇을 해야 할지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무엇을 해야 할까?'
평소에 일어남과 동시에 TV를 트는 아내도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아 TV도 조용히 잠자코 있었다.
적막감
이상하게도 편하면서도 불편하다.
무엇인가를 하는 순간 다른 날과 별반 다를게 없는 날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게 싫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게 되면 불안해지면서 무엇인가를 빨리 해야 된다고 뇌에서 닦달하기 시작한다.
'조금만 기다려봐, 찾고 있잖아'
집안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노트북.
'인터넷이나 할까' 하지만 오랜만에 아침시간을 인터넷 서핑으로 시간을 허비하긴 싫었다.
TV.
'평소에 충분히 보잖아 뇌가 움직일 시간을 주자'
청소기.
'자는 사람 깨우면서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지.'
책꽂이에 꽂힌 책들.
'책이나 읽어볼까.'
제법 두꺼워 보이는 책을 들어보았다.
전혀 흥미가 안 느껴지는 책 표지였다.
사진작가로 보이는 어떠한 남자가 사진기를 목에 건채 두손으로는 얼굴 사진을 얼굴 앞에 대고 찍은 그림이었다. 읽을까 말까.
책장을 펴게 되면 수많은 사진들이 나오면서 그 사진들에 대한 설명들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내적 갈등 끝에 책의 표지를 넘겼다.
책을 읽는 동안 지겨움을 느끼지 못한 적은 오랜만이었다. 빨리 끝을 보고 싶은 마음과는 대조적으로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책은 약간은 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스토리 구성과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시각적인 묘사와 표현은 많은 감정을 가져다줬다. 가끔은 놀라움에 소리를 냈으며, 가끔은 몸을 움찔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처음에 마주쳤던 첫인상과는 반대로 내용은 흥미진진 그 자체였다.
전체적인 줄거리는 평소에 사진작가의 꿈을 가진 주인공이 변호사로 살아가다가 어느 사건으로 인하여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살인 사건과 불륜 등의 자극적인 소재들이 첨가되어 숨 막히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책 내용에 대한 궁금증 해소와 함께 책 한 권을 끝냈을 때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 글은 빅 픽쳐의 독후감이 아니라 그저 휴일의 어느 하루 적적함을 달래기에 좋을 책을 소개하여주기 위한 글이었습니다.
빅 픽쳐에 감명받아서 영화로 제작한 빅 픽쳐를 볼 계획이시라면 그건 잘못된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