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까지의 이별, 그리고 내 마음의 빈자리

제 2장

by 은생

한 살이 되기도 전에,

나는 엄마 아빠와 떨어져 지내야 했다.
부모님이 바쁘시다는 이유로 나는 큰이모의 집에 맡겨졌다.
세 살이 될 때까지 나는 부모의 품이 아닌 낯선 집에서 자랐다.

원래 우리 집에는 나보다 다섯 살 많은 언니가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다섯 살 아이가 아닌, 아직 걸음마도 제대로 떼지 못한 나를 "손이 많이 간다" 는 이유로 이모에게 맡겼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너무 서운했고, 서러웠다.
무엇보다, 그 시기는 부모와 아이가 가장 깊은 유대감을 쌓아야 할 시기였다는 걸 잘 알기에 마음이 더 아팠다.

나는 그 소중한 시간을 부모와 함께 보내지 못했다.
그 사실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아 서운함 이라는 감정을 만들어냈고 곧 그 감정은 공허함으로 변했다.

어쩌면, 내 안의 결핍은 그때부터 시작된 걸지도 모른다.
받지 못한 사랑을 받아보려 어린 나는 부모님에게 그저 착한딸이 되어드리기 바빴고 그것으로 부모님이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나는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했다.

하지만 끝내, 나는 그 사랑을 온전히 받을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알게 되었다.
바라기만 해서는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있다는 걸.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더는 사랑을 구걸하지 않겠다고.

나는 내가 내 자신의 부모가 되어,
부족했던 사랑을 내 마음껏 쏟아주기로 했다.

작았던 내가 겪어야 했던 외로움과 결핍을,
지금의 나는 따뜻하게 감싸 안아준다.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어릴 적 빈자리를, 이제는 나 스스로 채워가고 있다.

이제는 내가 내 자신의 부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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