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너는 화수분이야

사랑으로 쓴 교환일기

by 김건숙

기쁨을 샘솟게 하는 내 딸, 유민아!

유민이는 화수분이란다. 그런데 화수분이 뭔지 아니?

안에다 온갖 물건을 넣어두면 새끼 쳐서 끝없이 나오는 보물단지를 일컫는 말이란다.

유민이에게도 그렇게 끝없이 나오는 것들이 있단다.

‘밝은 웃음, 사랑, 배려, 분석력, 아이디어, 귀여움, 깨끗함(순수)’ 등등,

이토록 많은 것들이 유민이라는 그릇 안에 들어 있지.





© Jozefm84, 출처 Pixabay




그런데 이런 것들은 쓰면 쓸수록 더 많이 생기는 거란다.

옛이야기에 ‘퍼도 퍼도 나오는 쌀독’처럼 말이야.

유민이가 가지고 있는 그런 장점들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데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유민아, 혹시 ‘하쿠나 마타타!’라는 말 들은 적 있니?

이건 아프리카어로 ‘no problem', ’ 문제없어!’ 또는 괜찮아, 잘 될 거야!’라는 뜻이야.

유민이에게 뭔가 난처하고 절망적인 일이 생겼을 때 이 말을 외쳐보는 거야.

힘들어도 웃으면 일이 잘 해결될 수 있단다.

요즘 우리가 편지 교환하면서 기쁘고 행복하지 않니?

그런 걸 보면 우리의 삶은 우리가 만들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알 수 있지 않니?

요즘 엄마는 거울을 보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단다.

더 젊어지고 예뻐진 것 같아. 그건 엄마가 삶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엄마 자신을 격려하고 소중하게 여기면서 사랑해서가 아닐까? 아침에는 모닝 페이지를 쓰고 저녁에는 ‘감사’에 대한 문장을 쓰면서 말이야.

그런데 따지고 보면 한 가지뿐만 아니라 이런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해.

어쨌든 엄마가 밝게 살려고 노력하다 보니 이렇게 바뀌는 것 같아.

화수분 유민아, 우리 이제 힘든 일이 생기면 이렇게 외치자.

아니, 힘들지 않아도 자주 외치면서 살자꾸나.



하쿠나 마타타!


하늘만큼 땅만큼 유민이를 사랑하는 엄마가






알라뷰 마미께♥


엄마, 저 유민이예요!



© priscilladupreez, 출처 Unsplash



하쿠나 마타타!


답장 잘 받았어요.

엄마는 점점 예뻐지고 있는데, 나는 다크서클도 더 심해지고, 엄청 못생겨진 것 같아요.

다크서클 없애는 화장품 사 주세요.

엄마는 매일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나와서 좋겠어요.

저는 엄마처럼 새로운 이야기가 안 떠올라요.

엄마께서 나에게 풀잎, 화수분 같은 좋은 별명을 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엄마께 무슨 별명을 붙여줘야 되는데……

힝, 뭐라고 하지?

엄마, 요즘 잇몸이 너무 아파요.

일주일 뒷면 아빠, 엄마 결혼기념일인데 선물을 빨리 사야겠어요.

부모님 결혼기념일 정말 축하해요. 잇몸이 아파서 더 이상 못쓰겠어요.

죄송해요. 사랑합니다.


엄마 사랑해요, 유민



* 얼마 전 우연히 발견한 교환일기장, 어느 새 26살이 된 딸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둘이서 1년 넘게 쓴 것이었어요. 그때는 우리가 이랬구나, 하면서 희미해진 기억들을 떠올리려고 브런치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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