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이 딱 OO예요

딸 초등 6년~중1 때 함께 쓴 교환일기(2008~2010년)

by 김건숙

작은 딸 유민아, 거의 보름 만에 편지를 쓰는구나. 조금만 시간 내면 될 것을……. 앞으로 열심히 주고받자꾸나.

아침에 일어나니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도 맑은 햇살이 온 누리를 비추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단다. 유민이가 학교에 갈 때 일어나지 못해서 미안했단다. 오늘 새벽 2시 30분경까지 워드 작업을 했더니 도저히 다시 일어날 수가 없었어. (남편 출근할 때, 큰딸 학교 갈 때 일어나 밥 차려주고 나서, 유민이가 일어나는 시간은 간격이 좀 있어서 잠깐 누우면 못 일어났다. 물론 식탁에 유민이 밥을 차려는 놓는다). 미안하지만 유민이가 이해해 줘.

요즘 엄마가 판소리에 너무 몰입해서 유민이가 서운하지? 미안해. 판소리는 엄마가 예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거라 자꾸 빠져드는구나. 이해심 많은 유민이가 너그럽게 생각해줘. 하지만 아무리 소리가 좋다 해도 우리 유민이에 대한 사랑에 견주면 ‘새 발의 피’야.

어제 중국 쓰촨 성 지진을 보면서도 이야기했지만 엄마는 이 세상에서 우리 딸들이 가장 소중하단다. 너희는 엄마 아빠의 희망이며 꿈이지.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지. 너희들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에 판소리도 즐겁게 하는 거란다.

아침 먹으면서 반찬들이 ‘강아지 똥’처럼 엄마 몸속으로 들어와 주는 게 참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 밥과 반찬이 엄마의 에너지가 되어주어 건강하게 해 주고, 판소리도 할 수 있게 해 주니까 말이야.

살아가면서 감사해야 할 대상이 너무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 유민이도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자세를 가져보렴. 그러면 삶이 참으로 행복하단다.

또 편지 쓸게.





© Shafin_Protic, 출처 Pixabay


♥하는 엄마께 답장


엄마, 오늘 시험 점수가 나왔는데 드디어 평균 90점이 넘었어요. 고학년 되고 나서 처음으로 이런 점수받았네요. 흑, 감동의 도가니(?). 아무튼 너무 좋네요.


평균이 딱 92예요. 국어 88점, 수학 96점, 사회 96점, 과학 88점, 이렇게 나왔어요. 소*이는 89점, *연이는 83점이에요. 우리 반 일등 한 여자아이가 98점, 남자는 유*제인데 그 아이도 98점이에요. 그런데 제 평균이 그 아이들이랑 6점밖에 차이 안 나요. 오늘 공부방에서 선생님이 맛있는 걸 시켜주겠지? 아, 맛있겠다. 군침. 저 10등 안에 들었을 거예요. 반 점수하고 반 평균 다 넘었어요. 저 잘했지요?

그런데 진짜 오랜만에 쓰네요. 느낌이 색달라요.

저도 가족 때문에 살아가고 가족이 희망이에요. 진짜, 엄마 보고 싶다. 오늘 머리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이따 봐요. 사랑해요. 알라뷰~


엄마를 ♥하는 유민이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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