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채프만 - <사랑의 5가지 언어> 큐레이션
사랑을 지속시킨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결혼 후에도 사랑을 지속시키는 비밀은 무엇일까?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기를 갈망하는 근본적인 욕망이 있다.
이러한 욕구를 단순한 아동기적 현상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우리는 중년이 돼도, 장년이 돼도, 노년이 돼도 살아 있는 한 사랑을 계속 필요로 할 것이다.
때문에 연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다는 욕망은 모든 연애의 중심을 이룬다.
한 남성이 "당신의 아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집이나 차나 바닷가의 별장, 혹은 그 밖의 좋은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여러분은 그가 진정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아는가?
"나는 무엇보다도 아내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라는 뜻이다.
물질적인 것들이 인간의 사랑을 대신할 수 없다.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에 빠진 상태의 행복감은 서로가 아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는 허상을 준다. 서로에게 소속되어 있다고 느끼며 황홀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상태는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교미하려는 유전적이고 본능적인 요소일 뿐이다.
서로 만나자마자 한눈에 반해 상대에게 미쳐 버리고 그 사랑에 열중하는 것을 사람들은 열정으로 생각하겠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서로 만나기 전에 얼마나 외로웠던가를 입증하는 것일 뿐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본능이 아닌 이성에서 비롯되어 사랑하기로 선택하고 그 결심으로 인해 노력과 훈련을 필요로 하는 사랑. 그 사랑이야 말로 풍성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진정한 사랑의 형태에 더 가깝다.
이것은 이성이 마비되어 버려 느끼는 사랑의 빠진 행복감을 포함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사랑에 빠진 감정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타인의 시선에 자신을 투사한다.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대로 남들도 바라보게 되리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런 착각은 의식하지 않으면 확신에 가까운 생각으로 남의 생각을 판단해 버리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고유의 언어 체계를 가지고 의사소통을 한다.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방식에서도 고유의 독특한 언어 체계가 있고, 이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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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표현하는 언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랑의 언어가 다르면 마치 다른 나라 사람끼리 모국어로 대화하듯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기가 어렵다. 아무리 유려한 중국어로 사랑을 표현하고 시를 지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해도 뜻을 전혀 모르는 프랑스 사람이 들을 땐 아무런 감동과 떨림이 전해져 오지 않는다. 어린아이와 같은 사랑이다. 어린아이는 사랑하는 상대의 필요와 욕구를 사려 깊게 알아차려주지 못한다. 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당연히 상대도 좋아할 것이라 여기며 기대를 담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건넨다.
상대방의 언어가 아닌 자신의 언어로만 사랑을 표현하고, 상대방에게서 돌아오는 사랑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하는 자들이여, 그것은 일방적인 이기심의 확장이지 사랑이 아니다. 당신은 사랑하는 방법에 있어 아직도 칭얼거리는 어린아이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저 정성을 들이고 공을 들여 상대방에게 전달하면 마음이 전달되어 당신의 사랑을 상대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가?
꿈깨라.
수년동안 사랑을 고백하는 글을 팔만대장경판으로 써냈다고 한들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지 않는 이상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느낄 리 없지 않겠는가?
우리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사랑이란 상대가 원하는 형태의 사랑을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주는 법을 깨우쳤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 사랑의 언어라는 것은 대체 뭔가? 어떻게 전달해야 연인을 제대로 사랑해 주고, 더불어 나도 사랑받는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단 말인가? 책 '사랑의 5가지 언어'의 저자 게리 채프먼은 그 언어는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이라고 정의했다.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를 배워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로 말하라. 진정 사랑을 나누기 원한다면 상대방이 사용하는 사랑의 언어를 알아야 한다. 그걸 알고 배우게 되면 당신은 사랑을 이끌어 가는 열쇠를 발견한 것이다.
1. 인정하는 말, 칭찬의 위력, 감사의 표현 등은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다. 칭찬에는 호혜성이 존재하기에 사람들은 칭찬을 들으면 그에 보답하고자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
2. 함께하는 시간은 단순히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정서적으로 공감하며 주의를 기울이고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함께하는 시간의 우선순위가 너무 낮아 연인과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그저 함께하는 시간만 하염없이 늘리는 것은 '함께하는 시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서로에 대해서, 서로가 하는 말에 대해서, 그 사람이 주는 자신의 상태나 감정에 대한 힌트(그러니까 말투, 제스처, 눈빛을 포함한 비언어적 신호)에 대해서 명확히 집중하는 시간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
이 시간이 없었다면 당신과 연인과 몇 년을 사귀었다고 한들 서로가 서로에게 외부인일 뿐이다.
이 시간을 제대로 갖지 않는 이상 당신이 연인에 대해 내리는 모든 판단은 무의미한 것이다.
당신은 대체 누구와 연애하고 있는가?
대체 당신은 뭐가 그리 중요하길래 연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저녁시간을 따로 내어 서로에게 집중하는 게 어렵다는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내지 않은 채 온전히 상대로부터 사랑받기를 기대하지 말라.
<함께하는 시간의 우선순위가 너무 높아 연인과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20대 초의 연애와 같이 불같이 빠져들어 서로가 서로에게 틈을 허용하지 않는 연애는 진즉에 끝나야 마땅하다.
건강한 관계를 유지시키는 가장 큰 비결은 서로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혹시 당신이 연인에게 과도한 감정적 짐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 의심해 보라.
우리는 누구나 서로를 미치게 하는 면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함께하면서 서로를 참아주고 있다.
당신은 아마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상대방이 미치게 하는 면들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당신을 견디고 있었던 상대에게 당신을 견디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선물해 주라.
3. 선물은 현대에 와서 그 의미가 물질적으로 변색되긴 했으나 이 역시 역사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또한 변하기 쉬운 순간의 감정과 사랑의 뜨거움을 오랜 기간 같은 형태로 남아있는 물질에 투사하여 붙잡아 두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나타내는 상징물이기도 하다.
왜 연인들이 데이트 명소에 자물쇠를 걸어둔다고 생각하는가? 왜 결혼하면서 반지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가? 어린아이가 아름다운 꽃을 보면 꺾어 어머니께 가져다 드리려 하듯,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행위다. 선물의 진정한 가치는 상대방을 생각하면서 선물을 고르는 그 마음에 있다. 상대를 생각하고 고민하여 선물을 준비하고 전달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물이 실패할까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선물을 고르면서 당신이 사려 깊게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졌다면 그것만으로 선물을 받아들이는 상대에겐 잊지 못하는 순간이 될 수 있다.
4. 봉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귀중히 여기고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다. 그 사람의 어려움을 나누고 책임을 져주고자 하는 마음은 사랑의 근본이기도 하다.
5. 스킨십은 친밀도 형성에 큰 영향을 준다. 비언어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생물학적으로 안정감과 유대감을 높이는 옥시토신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한다.
아래의 사례에서 나오듯 상대방의 사랑의 언어에 맞게 상대방이 원하는 형태로 사랑을 주는 것은 가장 효율적으로 상대방의 신임과 애정을 얻는 방법이다.
"내 아내의 사랑의 언어는 '봉사'다.
내가 사랑의 표시로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청소기로 거실을 청소하는 일이다.
청소하는 일이 내게 자연스러울 것 같은가?
나는 청소년기에 집안 청소를 끝내지 않으면 농구를 할 수 없었다.
그때 나는 '이 집을 벗어나기만 하면 결코 청소하지 않을 거야. 아내가 하도록 해야지'라고 다짐하곤 했다.
나는 지금 집안 청소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사랑 때문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주어도 나는 청소를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서는 한다.
자연스럽게 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것이 더 대단한 사랑임을 나는 믿는다.
그로 인해 나는 모든 면에서 아내로부터 신임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랑의 5가지 언어>에 나온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첫 번째 결혼의 40%가 이혼으로 끝나고, 두 번째 결혼은 60%가 이혼으로 끝나며, 세 번째 결혼은 75%가 이혼으로 끝난다. 이는 사랑에 대해서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태도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은 대상이 아니라 능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하고 사랑받을 만한 올바른 대상을 발견하는 것이 어려울 뿐이라고 여긴다. 이는 아주 큰 착각이다. 성숙한 관계를 유지하는 열쇠는 내가 사랑에 빠지기에 적합한 대상은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것은 스스로의 바람이자 환상일 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세상에 완벽하게 사랑스러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당신의 사랑이 어려웠던 이유는 당신이 사랑을 그저 '빠져드는 것'으로만 여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랑은 참여하는 것이지 빠져드는 것이 아니다. 사랑을 지속시키는 것은 단연코 기술에 의한 것이다. 그것은 결단이고, 결심이고 , 노력과 꾸준한 연마를 필요로 하는 기술의 영역이다.
끝으로 알랭드 보통이 작성한 결혼 선언문을 소개하며 마친다. 그는 현대의 결혼 선언문들의 내용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만일 자신이 이 선언문의 결정권자라면, 이 내용을 좀 바꾸고 싶다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상적인 결혼 선언문이란 이렇습니다. 결혼하는 두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거죠.
”나는, 셀 수 없이 여러 가지로 아직 나 자신도 다 모르는, 같이 살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몇 년이 지난 후에
오늘 우리의 결혼이 인생 최대의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도
절대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겠습니다.
나를 멍청이나 망할 자식이라는 식으로 불러도
당신이 이 따위로 행동하는 이유는
상처 입었고 겁먹었기 때문이지
당신이 진짜 망나니이기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마지막 맹세는, 우리 두 사람은 다른 이성에게 눈을 돌리거나 외도를 하지 않겠습니다.
왜냐면 어차피 밖에 나가봐야 제대로 된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