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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May 07. 2019

마네킹 2

햇빛의 영혼이 지나가는 순간들



시시각각으로 빛이 변하는 

쇼윈도가 잘 내려다보이는 길 건너

이 층에서 줄곧

심장보다 위에 있는 영혼을 생각합니다


온 정신을 깊이 몰입하면 영혼을 느낄 수도 있다며

햇빛의 영혼이 어깨를 밟고 지나가는 순간입니다


시리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이 찾아드는 가을 오후

변함없이 자리에 앉아

낙엽이 쓸리듯 한순간에 사라지고 마는

마지막 햇빛을 배웅합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유난히 철학적인 옷을 걸쳐 입고

전혀 심오하지 않게 사랑을 시작합니다

신파조 유행가 가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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