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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안 Mar 27. 2016

곰배령 가는 길

울울창창, 속새와 박새가 우거진 길을 따라


                

"여기는 곰배령 정상~"


십여 년 전 그 길을 찾아 비포장 도로를 덜커덩거리며 차를 힘들게 한 수고와는 달리 길을 찾지 못하고 돌아선 후 패자부활전을 시도한 끝에 다시 찾은 곰배령. 눈빛승마, 돌단풍, 나비나물, 큰뱀무, 삿갓나물, 미나리아재비, 쥐오줌풀... 등등의 무수한 야생화들이 길섶에 피어 있어 천천히 걸으며 즐기면 더욱 좋은 곳이 곰배령 가는 길이다.


다른 지역은 멀쩡한데 곰배령은 폭우란다. 폭우나 폭설은 입산이 통제되는 지역이다. 한 달을 보내고 통제가 풀렸다는 소식에 길을 나서니 이슬비정도의 우중 트래킹이 되었다. 비가 오면 숲은 술렁거리며 더욱 제 소리를 낸다.


울울창창 꽃이며 물이며 삼나무, 전나무들이 뿜어내는 소리에 나는 환장하였다. 나보다 잘 생긴 곰취 잎이 의기양양 길을 지키는 고개를 지나, 매끈하게 빠진 징검다리를 지나, 얼음만큼 차가운 물길을 지나.






강선마을, 이곳부터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지역.

너 나 없이 와이파이가 없으면 불안해하는 시대에 이 현상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재미가 있다.

일주일만이라도 좋으니 강선마을 저곳에서 지내다 나오면 좋겠다고

이 연사, 힘차게 외치는 바이다.





곰배령 지역에서는 집을 지키는 개도 모두 독채를 쓴다.

타 지역에서는 집이 없어 아우성이라는데.




탐방로 초입에 세워진 곰배령의 우편함, 반갑다.


오래된 지난 사진을 펼친다.

이런 재미있는 광경은 폭우 때나 가능한 일.

평상 시엔 신발을 벗지 않고 징검다리를 이용하거나 그냥 걸어가면 된다.





얕아 보이는 사진과는 달리 물살이 세다.

운이 좋았다.

폭우로 물이 불어 산책로가 넘치는 광경을 즐기며

신발을 벗어 들고 맨발로, 얼음장만큼 찬 물길을 걷는 재미를 누릴 수 있었던 건.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두세 번 정도의 이런 물길을 지나.





폭우로 인해 산책로 초입,

계곡 물소리가 장관을 이룬다.






              

'속새'가 길을 지키는 듯 곰배령 가는 길 곳에 속새가 많다.

속세?! 그런 속세 말고.




               

'박새'도 한몫한다.

멋있게 잘 생겼다, 그대로 그림이다!





아... 점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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