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악산 토크 에세이 5 ]
해가 짧아지면 산그림자도 깊어진다. 넘고 또 넘는 고갯마루, 너럭바위 위에 쏟아지는 태양과 함께 관악산 사당능선을 걷는다. 사방이 탁 트인 지점에서 바람이 세차게 분다. 앞에서 불던 바람이 모자를 건드린다. 아슬한 고개 하나를 넘으면 떨구었던 고개를 위로 두게 된다. 발길마다 풍경이 달라지는 능선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바위 고개들이 새파란 하늘과 태양과 바람을 두고 앞지르기를 한다.
가파른 산길 위 우뚝 서 있는 바위를 만지며 지난다. 소나무 가지를 스치며 지나간다. 햇빛 한바탕이 머리 위에서 쏟아진다, 얼굴이 뜨거워진다. 아주 작은 소리도 크게 들리는 깊은 산속에서 마른 잎 하나가 바스락 소리를 내며 바람에 쓸린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무거운 짐이 가벼워지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덜어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