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안
수(酬)라 함은 술을 따라주는 것이요
작(酌)은 술을 받는 것이라네
욕심이 잦아지며 이 말은 변화를 거듭하였다네
오래전 나도 이 말을 썼던 것 같다
남성 구성원이 꽤 많았던 기업 회식 자리
술을 빙자해 연거푸 수작을 부리던 상사에게, 사나운
말을 던진 다음 날 회사를 그만두었던 역사
섬기는 사람이 군주에게 술을 권할 때는
진실되게 할 일이다, 겸손하게
이를 면밀히 살펴 받는 것 또한 지도자의 일이라
그네에 앉아서 술을 마셔 본 적이 있는가
흔들리며 앓아 가는 것이 사람의 마음
혹하는 것도 사람의 일이라지
박꽃 같은 미소를 짓던 누이를 기억한다고
뭇사람이 수작하던 자리에서
어떤 남자는 말했다
누이는 자신이 권한 술을 잘못 마셔, 꽃같이
하얀 미소를 잃었다며 엉엉 울었다
흔들리는 것만이 일상이었겠느냐
흔들리며 오가는 것이 세상 이치인 것을
흔들리다가도 멈춰야 하는 것이 도리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