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공부의 시대> / 생각의 힘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
얼마 전, 출판사 창비(창작과 비평) '공부한당' 에서 제공해준 짧은 소책자를 읽고 간단한 서평을 남겨보려 합니다.
공부의 시대라는 같은 주제로 각 저자가 총 다섯 권의 책을 썼습니다. 공부의 시대란 '고민하고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살자'라는 독려이자 요청을 의미한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글을 써 보며 자신의 생각을 찾아보자고 앞서 썼던 제 글의 주장(https://brunch.co.kr/@enormous-hat/105)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부란 개인의 덕이나 능력을 쌓고 나아가 그런 개인들이 모인 사회를 이롭고 조화롭게 가꾸어나가기 위한 질문들의 향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마주하는 공부는 개인에게 그리고 사회에게 정해진 답만을 내주는 공식 계산기 정도일 겁니다. '교육'이라는 명패가 달린 공장과 같은 곳에서 정해진 답을 지닌 개인과 사회가 재창조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공부는 우리가 책상에 앉아서 시험을 치러야 했던 단편적인 지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이 말하는 공부는 인생, 사회, 사람, 역사, 미래에 관한 고민을 말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며 마주하는 삶과 사회의 모습들에서 피하지 말고 던져보아야 할 질문들과 스스로 내려보아야 할 답이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부란, '앞에 나열된 그것들에 관해 고민하는 그 자체'라고 말하려는 듯 보입니다.
책은 문답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때문에 질문들에 대한 저자들의 소신을 세밀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관심분야 혹은 전문분야에서 마주한 경험과 겪은 상황에서 우러나온 답이기에 문장이 내포한 공감과 설득의 밀도가 높습니다. 짧은 길이의 홍보책자였기에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문체와 상관없이, 진솔하고 신중한 대답이 실려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책자에 소개된 문장 일부를 예로 들며 짧은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p.39-40
우리는 모두 삶을 살고 있잖아요. 그게 현장이지 현장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삶과 일상에 깊숙이 발을 딛고 살며 느끼며 생각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사람과 사람 마음에 대한 진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진짜 공부가 시작된다고 느껴요.
그런데 공부를 많이 한 사람 혹은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이론적인 틀을 중심으로 사람과 살림살이를 분석하고 규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략)
사람 마음에 대한 진짜 공부를 원한다면 우선 자격증에 대한 이상화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진짜 공부로 들어가는 문이 열려요. 사실 자격증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은 상당 부분 이런 자격증 중시 문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자격증이나 학위, 자기 실력에 대한 과도한 동일시가 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