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 구름

구름아 비가 되어줘

by 쓴쓴

차라리 별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 그렇다면 구름을 잡는 모습에 얼굴을 붉게 칠할 이유도 없이, 그건 별 일이 아니라며 훌훌 털어냈겠지. 별 너머의 별을 바라보다가 어린왕자가 돌아간 B612에 조심스레 손을 뻗었어. 우리에게 왔던 그에게 친절과 간절한 그리움을 담아 보낼 수 있다면 하고 말이야. 언젠가 답례로 지구를 떠나 방문하게 되면 어떨까 생각해봤어. 멀게만 느껴지던 곳으로 다가가는 여행자의 눈은 또 어떨까. 우주 안에 자신이 담기고 가슴속에 별을 담는 여정을 거치고 무사히 돌아온 눈은 우리에게 꿈쩍도 안 하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메마른 소행성들에게 바람을 노래하는 법을 가르쳐달라 청해보라고 부탁할 거야. 온갖 구름을 몰아내는 바람 말이야. 마치 너는 차라리 사막의 구름이 그립다고 말하라고 나를 비꼬는 것 같구나. 하지만 사막이 아름다운 게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면, 밤이 아름다운 이유는 별을 빛나게 하기 때문이야. 그러니 비가 슬픈 이유는 원래 구름이었기 때문일 거야. 왜냐하면 하얀 뭉치는 사실 사람들의 슬픈 마음이니까. 누군가의 별을 훔쳐 뭉쳐놓은 뜬 구름. 뭉치고 뭉쳐서 무거워지면 떨어지지. 철렁,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