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덮이는 검은 층을 비집어
굵은 뿌리를 내보인 나무였다.
솜털이 날리듯 자라난 풀잎이
밥 한 톨의 작은 먼지를 묻히고
다음 차례의 매미가 오를
가파르고 둔탁한 갈색을 가리켰다.
차갑게 딱딱했던 곤두박질을 거슬러
묵은 기억을 내민 소리가 오랜만인데
이르게 맺었던 뒷모습을 지우고
어린 나무에 푸른색 울음을 담았다.
묻고는 듣지 않던 눈동자로
단 한 번의 단면조차 없던 하늘은
담장 너머 뻗은 손에게
입 안에 터진 부끄러움을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