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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이름을 ‘선일 책방’으로 지은 이유는 생각 외로 간단했다. 선희의 ‘선’과 일웅 씨의 ‘일’을 합쳐 만든 글자였다. 촌스럽게 무슨 책방 이름이 그러냐고 되물었던 선희 씨였지만, 내심 좋았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과 물건들을 함께 공유한다는 느낌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선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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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할 선에 한 일 자. 뭔가 자신들의 운명을 말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선희 씨였다. 우린 법 없이도 잘 살 사람들이야. 아니지 법이 있어도 잘 살 사람들이지. 그런가, 하고 선희 씨는 웃었다. 그 웃음 장단에 맞춰 일웅 씨가 말했다. 착한 일 하나. 착한 것 한 개씩. 그래, 욕심내지 말고 하루에 딱 한 가지씩 착한 일 하면서 살자고. 그렇게 다짐하며 함께 연 책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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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씨는 도저히 살아갈 용기가 나질 않았던 적이 있다. 한참을 울리던 연결음이 끝나고 낯선 남자 목소리가 답했을 때부터 믿음 씨는 한동안 전화를 걸 수 없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고 다시 전화를 걸었던 날, 없는 전화번호라는 답신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