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란 무엇일까.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아마도 우리는 비슷한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낼 수 있을 테다. 구글에서 '도시'의 뜻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사람이 많이 살고 집과 건물이 많으며, 정부의 기관과 사업체가 많고 학교·병원·오락 시설 등의 문화 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 많으며 많고, 많으며 집중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 이건 좀 두루뭉술한 정의가 아닌가. 사람마다 많음과 집중을 바라보는 기준이 다를 수 있기에 그렇다.
그럼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 있다면, '문화'일 것이다. 물론 해당 정의에서는 '시설'을 꾸미는 좁은 의미로 쓰였지만 단어의 연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합성어인 '문화 시설'에서도 구체적 내용을 다양하게 유추해낸다. 그만큼 문화는 많은 대상을 담아내고 그것을 다시 내보낸다. 파리라는 도시와 파리의 문화 시설이라는 다른 범주를 생각하면서도 같은 건물, 사건 등을 떠올릴 수 있다. 예를 들면, 에펠탑이라든지 개선문이라든지.
만약 당신이 역사에 조금 관심이 있다면 프랑스혁명에 관해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혹 뉴스를 유심히 찾아보는 이라면 최근의 노트르담의 대성당 화제를 기억할 것이다. 그런 역사적 사건들, 곧 의미가 부여된 인간의 행위가 더 깊숙하게 와 닿는 사람들에겐 이 책은 알맞은 정보를 제공한다. 역사학자가 펴낸 파리의 모습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는데, 본서의 독자는 파리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발견한다. 따라서 필자는 <도시여행자를 위한 파리x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두 가지 이점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이 책을 마주하는 당신은 첫째, 한 도시가 이렇게 많은 역사를 담아낼 수 있는가 생각할 것이다. 떠올려보라. 이 책은 한 나라의 역사에 관해서가 아니라, 한 도시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고대로부터 기억되는 여러 사건들이 땅 위의 건축물과 여러 조형물들에 남겨져 있다는 사실은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이것이 역사라는 점이다. 만약 역사에 관심이 없다면, 또는 유럽 역사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조금 읽기 어려울 듯하다.
이러한 장애물을 감내하고서 '도시' 혹은 '여행'에 방점을 두고 읽겠다 마음을 먹었다면 당신은 재차 놀랄 준비를 해야 한다. 익히 들었던 인물과 사건들이 파리와 연결되어 지속적으로 나열되는 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중세를 막 벗어나 현대까지 이르는 파리의 모습이 아마도 독자에게 친숙히 다가올 것이다. 이 같은 익숙함은 마치 파리가 유럽 역사 무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만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때문에 역사라는 건널목을 건넌 이들은 이전에 알던 지식들이 새롭게 통합되는 경험을 한다.
저자는 파리에 관한 최근의 소식까지 전한 후 이렇게 남긴다. "나는 책을 보는 대신 여행을 떠나라고 권"한다. 이 무슨 뒤통수를 치는 말인가. 열심히 책을 다 읽고 곧 마지막 책장을 덮으려는 이에게 실은 책을 보길 권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말하다니.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된다. 이것은 배신의 말이 아니다. 머릿속으로 돌아다니던 파리를 직접 발로 걸어보라는 말은 일종의 초대장과 같다. 그가 머물렀던 장소이자 그가 나누고 싶었던 도시의 모습은 그의 말대로 친히 가봐야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