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리벤지 포르노

우리에게도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by 쓴쓴

"타인의 노골적인 성적 이미지를 합의하지 않고 게재하는 행위"를 리벤지 포르노라 정의하며 들어가는 본서는 그 행위가 "전 지구적 현상"이 되었다고 말하면서도 서술하는 방식에서만큼은 대중성을 버렸다. 삼십 쪽이 넘는 참고문헌 중 대부분이 논문일 뿐만 아니라, 그것을 토대로 한 내용 전개도 매우 논문스럽다. 저자가 고지한 이 말에서 그 의도를 찾을 수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오로지 독자들에게 정보 전달을 하는 데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를 편하게 놔둘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 문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줬으면 하는 인상을 준다. 연구자로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릴 때에도 어느 항목 하나 허투루 기술하지 않는다. 정돈된 어투로 무엇을 말할지, 왜 이런 과정을 거치는지 충분히 설명한 후 그들이 가야 할 곳을 향해 나아간다.


그렇다면 이 책의 내용을 조금 소개해보고자 한다. 책은 '리벤지 포르노'라는 용어가 실은 조금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정확하게 표현하려면 '동의하지 않은 포르노그래피'를 채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한 이유는 폭력 행위에 포르노라는 용어는 전혀 어울릴 수 없으며 생존자들에게 모멸감을 유발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것이 얼마나 끔찍한 현상인지를 밝히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피해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책의 여러 군데에서 반복한다. 여기서도 용어의 문제를 지적하는데 '피해자-생존자'라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리벤지 포르노'는 사이버 성 착취, 혐오 표현, 혐오 범죄 등의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타인의 이러한 노골적인 성적 이미지를 올리는 이유에 관하여 언급해보고자 한다. 이는 다음과 같다. 무신경함, 자랑, 바람, 사기, 보여주기, 성기 크기 불만, 부도덕함, 평가, 누군지 알아보고, 후회, 추억, 응징, 낭만적인 의도, 복수, 서비스, 공유, 트롤링, 위험한 섹스 등.


이러한 이유들을 지켜본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가해자들은 너무 많은 이유로 같은 일들을 벌이지만, 피해자 대다수인 여성은 단 하나의 결과를 얻는다. "자신이 강간당했다는 기분이 든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을 지우고 싶어 한다. 개인정보가 공개되어 스토킹, 희롱, 괴롭힘, 윤간 위협 경험을 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바꾸는 이들도 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도 있었다.


이는 비단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에서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지적하는 것처럼, 피해자가 문제를 초래했다고 생각하는 일반 대중의 인식이 존재한다. 해서 연구자들은 자기들의 행위를 한 권의 결과물로 내놓은 듯하다. 대중들의 잘못된 생각으로 근절을 위한 접근조차 유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이들이 보여준 것처럼 냉철한 연구 및 정보 공유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