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았습니다

소중한 감정을 존중해주세요

by 쓴쓴

심리학을 접하다 보면 우리의 내면에 생명력이 있는 무언가가 정말 존재하는 것 같은 표현을 만난다. 현대 심리학의 문을 연 프로이트에서부터 무의식의 개념이 등장하니, 심리학이 이용하는 전통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무의식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즉 의식하지 못하는 어떤 동력으로 개인의 내부에 있어서 그 주인의 생각, 감정, 의지에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장악하기도 한다는 개념이다).


본서에서는 감정을 주로 다룬다. 감정 중심 심리치료 혹은 가속 경험적 역동 치료로 불리는 방법론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사람의 이성과 합리성으로 마음을 다루는 인지행동치료와는 전혀 다른 계열이다. 이것이 특이한 이유는 저자가 우울증을 다루면서 시작한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우울증에 관해서 현재 주로 사용하는 심리상담방법은 인지행동치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상담 사례를 소개하면서 각자가 가진 문제의 원인이 오로지 우울증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밝힌다. 이는 당신이 우울증이라고 생각했던 그것, 혹은 우울이라는 감정이 나의 모든 문제라고 생각했던 생각을 뒤집는 결과를 낳는다. 이성과 합리성을 토대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론이 때로는 틀렸으며, 어쩌면 전혀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는 셈이다.


결국 힐러리 제이콥스 헨델은 감정을 이성의 영역으로 가져와 분석하거나 비판하며 논박하지 않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수용하자고 한다. 그리하여 '방어'와 '억제 감정'에서 벗어나 '핵심감정'으로 나아가자고 당신을 이끈다. 여기에서 '변화의 삼각형'이 등장하는데, 역삼각형 모형으로 핵심감정이 아래 꼭짓점에 위치하고 방어가 왼쪽 위 뿔, 억제 감정이 오른쪽 위 뿔에 자리 잡는다.


변화의 삼각형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상태와 감정의 제어를 설명한다. 당신이 만약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해하고 새로이 들여다보기보다 그것을 덮어두려 한다면 당신은 핵심감정에서 단절된다. 그리하여 오른쪽의 억제 감정으로 대표되는 불안, 수치심, 죄책감과 친숙해진다. 그리고 계속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 왼쪽의 방어로 나아가 실제로 감정을 느끼려 하지 않고 신체적 반응이나 활동으로 자신을 제어한다.


하지만 본인이 상담사의 도움을 받아 어떤 방어를 하는지를 알아채고, 사회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습득한 억제 감정을 이해하면 내면에서 진실로 마주해야 할 감정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것은 방어의 꼭짓점에서 시작하는 시계 방향의 변화로, 안전한 상담 관계에서 이뤄지는, 자신의 감정과 조우하는 일이다. 그렇게 만난 감정은 총 일곱 개로 추려진다. 두려움, 분노, 슬픔, 혐오, 기쁨, 흥분, 성적 흥분.


때문에 어쩌면 당신에게 우울증은 주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것은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이고, 실은 더 중요한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은 감춰왔던 감정일 수도 있고, 묵혀왔던 감정일 수도 있다. 저자는 지속하여 감정을 강조한다. 감정을 무시하지 말라고 한다. 어릴 적부터 무시당했던, 어른이 되어서 무시했던 내면의 영역을 이제 인정해주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