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

일이관지, 관계성

by 쓴쓴

두 권의 책은 살짝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개정판이 나오기 전에 읽었던 까닭일까. 내용 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최근의 내용을 세밀하게 고쳐 담고 어조를 조금 바꾼 것 같다는 느낌 외에는 다른 면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을 따라 발견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듯해서 단정 짓기가 난감한 점이 있긴 하다.


본 시리즈의 장점을 찾는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이관지'가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작가 채사장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줄여서 '지대넓얕'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함께하는 패널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축약하는 능력을 뽐내곤 했다. 그러는 와중에 설명된 항목들을 자신이 이해하는 틀 안에 적절히 배치하여 정의를 내림과 동시에 관계성의 측면에서 의미를 밝히는 일을 하기도 했다.


여기서 이 책의 두 번째 장점이 드러나는데, 굉장히 두꺼운 책인데도 그 쓰인 방식 덕분에 가독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책의 두께가 쉬운 독서와 관련이 있는지도 불분명하고, 또 쉽게 읽힌 글이 얼마나 글의 질과 상관있는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가지는 편견이자 선입견, 곧 많은 것을 나열한 책은 마치 중구난방 하여 이해하기 어렵다 짐작하는 지점을 뒤엎는다.


크게는 일이관지, 세분해서는 관계성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선들을 파악하는 본서는 인문학 입문자에게 적당하다. 자신이 어느 곳에서 공부를 시작해야 하고, 적당히 아는 곳과 모르는 곳을 알아차리기에 충분하다. 때문에 이 책만 읽어도 어느 정도 아는 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이겠다.


다만 이 책을 접했던 인문학 전공자 혹은 책을 사랑하는 이들의 비판은 여전히 진행될 것 같다. 0권과 달리 1, 2권 개정판에는 이전 버전과 같이 주석이나 참고문헌이 붙어있지 않다. 분명 작가 채사장 만의 독자적인 이야기가 아니기에 그의 생각이 어디서부터 기원했는지를 알려준다면 더욱 좋았을 테다. 하지만 그런 학술적인 부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독자라면 중간중간 소개되는 원류의 책들을 꼼꼼히 기록해두었다가 나중에 찾아보는 방법을 택해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