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슬프기에 듣고

노란 리본

by 쓴쓴

해마다 그날이 되면 아팠다. 아니 감히 아팠다고 말할 수 있을까. 무력감, 상실감, 분노, 그리움을 다 섞어내도 표현하지 못할 어떤 감정을 느끼는 데 오래도록 두려워했다.


기억을 되짚어 보면 이처럼 참담하고 슬픈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분명한 건 그로 인해 마음의 병을 앓았고 어느 것 하나 추스르지 못해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제는 사실, 할 말이 없다. 이전엔 자신을 위로하려 애쓰느라, 함부로 내뱉는 말에 대적하느라, 기억하는 이 여기 또 있다고 힘주어 말하느라 그래 왔지만 이제는, 아니 이제야 어떤 말도 위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조금, 아주 조심히 알 것 같아서다.


치유될 수 있었던 마음의 상태가 호전되고 나서야, 그렇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나서야 느꼈다. 결핍도 아닌 부족도 아닌 부재를, 대체할 수 없는 없음을 어떻게 치유하는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세상, 이 세계의 조물주에게 사람의 마음, 즉 인심人心이 없다는 인간의 최대 저주이자 비명은, 그러나 하늘天이 아니라 빈 공간空으로 빠르게 흩어진다.


그러니 묻기보다 듣는다. 수신자가 있어야 한다 믿어서다. 라디오 방송국의 전파가 우주까지 나아가 끝없이 퍼져나가도, 기억할 줄 아는 생生만이 들을 수 있다.


그제야 나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봐요. 나 들어요. 당신을 듣고 있어요.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다가오면 다가가고 내민다면 잡아서 마주친 눈빛을 따라 그 안의 영혼과 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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