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키기

작별을 고하며

by 쓴쓴

근 한 달간 몇 개의 단톡 방을 나오거나 나오지 못하고 대화 내용만 지우거나 했다. 어떤 면에선 용기고, 어떤 면에선 무례다. 최소한의 통보도 없이 진행되었던 절차고, '읽씹'을 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조금 지쳤달까. 대화는 일방향이 아니고 관계는 일방적 이어선 안 된다는 소소한 진리를 이렇게 또 배워가는가 싶어서다. 그런 이유로 본인의 결정과 행동에 관해 변호할 의지가 없다기보다 힘이 없다.

나의 잘못은 정주고 마음 주고 그랬다는 것일 테고, 어떤 면에선 타인의 정과 마음을 못 받아들인 탓도 있겠다. 그것이 진심이었을 테고, 본인도 때론 진심이었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어떤 이유인지 당신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진심이라는 말의 폭력성을 이제 배워서는 아니다. 오래전부터 '진'과 '심' 모두에 관하여 회의적이었던 사람이어서, 진짜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것과 표현되지 않는 마음은 권력을 가진 허상이라 생각해왔다.

아무튼 작별을 고할 때가 되었다. 당신의 일방향과 멀어지겠다는, 그것에 손을 흔들어주는 최소한의 예의도 차리지 못해서 미안하다. 하지만 존재에게 갖추려는 작은 존중마저도, 일방향적인 당신 세계의 지지대로 삼을 것 같은 본인의 불안과 혐오를 조금만 이해해달라.

사족을 덧붙이자면, 그대는 스스로의 평안을 위해 불안을 조장하고 상대의 마음과 삶을 어지럽히기를 좋아했다. 혐오를 일삼았고 그것을 정당화하기를, 나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생각했겠지만 내가 그 혐오를 당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미안하다. 내가 더 용기를 내어 면전에서 당신을 물리쳐줬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