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

밤의 축복

by 쓴쓴

밤에는 모든 감각이 민감해진다. 사람마다 차이와 편차는 존재하겠지만 매우 예민해지는 부분은 청각인 것 같다. 작은 볼륨 크기에도 가수의 세밀한 발음까지 들린다.

가슴은 그렇게 두근거린다. 심장 박동과 함께 폐가 부풀었다 쪼그라들기를 반복한다. 밤의 장막이 온몸을 덮어주면 마침내 생각의 잔가지를 쳐내고 오감이 전해주는 감각에 귀 기울인다.

긴장이 풀리는 어깨에서 허리 근육을 타고 내려오며 발끝까지 이르면 조금씩 노곤해지는 몸을 느낄 수 있다. 나른한 잠 기운에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때 주의할 일은 생각을 갈무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우주 너머의 무언가까지 상상할 수 있는 놀라운 존재인 우리지만, 몸 자체에 집중하며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다.

즐거웠던 일과 괴로웠던 일, 고민과 결정의 순간들, 유보와 후회의 감정이 뒤섞이면서 몸을 의식 저편으로, 아주 먼 곳으로 밀어내려 한다. 그리고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몸에 힘이 들어간다.

그땐 생각을 억지로 막으려 하기보다 몸으로 돌아가 심호흡을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운 채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서 몸을 어르고 달랜다. 나는 이렇게 소중하다, 하면서.

몸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싶진 않다. 행복하려면 과유불급을 기억해야 하고 중용을 중시해야 한다. 의미를 찾아야만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몸을 포기하면 죽는 법이다. 즉, 사람은 머리로만 살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