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에 안 좋은 자세라는 걸 알면서도 엎드려서 하루를 마감하길 좋아하는 나는, 오늘도 쿠션을 가슴에 받치고 이유를 찾기 어렵던 짜증의 기억들을 복기한다. 나르키소스의 연못은커녕 바닥에 비친 내 그림자가 한스럽다.
속이 얹힌 것 같았고 양쪽 귀가 뜨거워졌고, 날아오는 장난스러운 말투에 갑작스레 귀찮아졌고, 혼자 화가 나다가 왼쪽 손목이 시큰거렸다.
무슨 일이었던가 싶다가, 환하게 폈던 벚꽃잎이 떠오르는데 봄을 타는 까닭일까 하다가 코웃음이 나온다. 스스로에게 빈정대며 그런 것 아는 척하지 말라 그런다.
한껏 욕심을 부리다 책을 흙바닥에 굴렸고 남 탓을 하며 속상함을 풀으려 했다. 꼰대 같은 누군가의 말을 시원하게 받아치지 못하고 웃으며 넘어갔다.
아쉬운 시간들에 관하여 함부로 소리 지르고 싶었고 고마운 사람들에겐 충분히 대답하지 않았다. 내 맘 같지 않은 모든 것들에게 분개하고 물 한 동이 부어버리고 싶던 하루의 살이가 나르키소스의 뒤통수를 휘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