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자주, 먹기가 힘이 든다. 씹고 삼키는 구강의 일이 아니라 소화시키지 못하는 위장 탓이다. 뚜렷한 원인이라 여겼던 사건이 한차례 지나서도 소화되지 않는 명치가 아직 남아있다.
이러한 가슴 막힘은 전조도 없이 찾아왔다. 당연히 받아들여질 거라 간주했던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과민하게 받아들이던 대장 대신 일을 하지 않는 위가 나타났다. 흐르는 식은땀 사이로 힘에 겨운 숨이 반복되었다. 가쁘게 들이쉬고 복받쳐 나오는 호흡이 나의 상태를 잘 말해주었다.
욕심이었을까. 마땅히 전적으로 받아들여질 거라 속단했다. 최선을 다했으니 흠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작은 문턱에서도 나는 쉽게 넘어질 예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아픔을 더 느낄 만한 마음을 무의식적으로 준비했을 테다. 마치 칭찬받고 싶은 숙제를 들고 뛰어가던 아이처럼, 발에 매달린 신처럼 헐떡이며 헐떡였다.
오래전부터 권위자들을 두려워했다. 그리고 미워했으니 나를 해칠 수도 있는 자에게 고운 심보를 보이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가판대에서 주문하기를 겁내 했던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는 이 거리를 잘 알고, 파는 물건에 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미워할 만한 이들을 만들기란 쉬웠다. 본인에게 주어진 권위를 남용하는 사람을 찾기란 매우 손쉬운 일이다.
나에게 권위란 '나보다 많이 앎'이었다. 그러니 나의 발화는 움츠러들고 대화는 은닉으로 이어졌다. 승낙과 거절 사이라는 극단 사이에서, 거절에 가깝다 믿은 수많은 만남을 뒤로 흘려보냈다.
아, 그러나 허용이 아니라고 거절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나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상 앞에서 무장해제당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두려운 마음에, 상대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 여기는 지레짐작에 미리 도망칠 필요는 없다.
마음껏 준비하고 사랑한 나의 무엇을 사양한 사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가 나의 사랑과 전심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는 각자의 사정도 분명하다.
사진을 찍는데, 고양이가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나를 쳐다본다. 추운 날씨, 이전에 자신에게 베풀었던 온정의 손길을 기억하는 것일까. 오래도록 눈길을 마주치다 나는 나의 길을 떠나며 생각한다. 고양이는 욕심을 부린 게 아니다. 하루를 연명하려 간간한 인간의 음식을 먹다 보니 그저 부었을 뿐. 그의 눈빛이 누군가와 닮아있는 것 같아서 왠지 힘껏 움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