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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을리 Oct 19. 2022

열매

밭을 이고 갈으며

곱게 모은 이랑의 흙

그 위를 덮은 천 비닐


동일한 간격으로 구멍을 낸 뒤

준비한 꿈들을 심는다


물과 거름을 듬뿍 주고난 뒤에야

농부는 허리를 펴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는다


그 애쓴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내리쬐는 태양과

적셔오는 비

불어오는 바람은

더딘 발걸음으로 꿈들을 향해 다가선다


추분,

무성히 맺은 꿈들이

적빛과 이슬을 머금고 바람에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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