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일. 삼보 후퇴는 사보 전진이겠죠

by 속삭이는 물결

오늘도 역시 사람이 많았다. 오랜만에 새벽 5시에 잠들었더니 매우 심각한 수면 부족 상태. 그래도 안 죽으려고 그러는지 물에 들어가면 정신이 번쩍 든다. 발차기 하나씩. 일부러 빵도 먹고 우유도 마시고 마그네슘도 두 알이나 섭취했더니, 발차기를 하는 내내 허벅지가 덜 펌핑되었다. 인과관계는 없을지도?


오늘은 토요일 선생님이 귀여운 상어 신발을 신고 오셨고, 사람이 많아서인지 거의 피드백을 주지 않으셨다. 우리는 진행만 도와주시고 초보들에게 더 신경을 많이 쓰시는 듯했다.


자유형 3바퀴. 마침 어젯밤에 본 전 국가대표 여성 선수의 자유형 영상이 인상 깊었는지, 앞으로 쭉쭉 뻗는 글라이딩을 흉내 내고 있었다. 그냥 뻗는 게 아니라 물건을 집으려고 힘 있게 쭉 내미는 느낌이 생겼다!


배영 3바퀴. 나는 이제 똑바로 가는데, 사람이 많아지니 다른 사람들이 계속 중앙으로 와서 진로를 방해받는다. 중간중간에 팔이 몸 선 바깥으로 빠지는 게 느껴졌다. 코끝을 향할 것! 배영도 내일부터는 물건 집듯이 더 힘차게 뻗어봐야겠다.


평영은 사람이 많아 부딪힐 것 같다고 하셔서 접영 킥 두 번에 평영 스트록 한 번으로 세 바퀴 돌라고 하셨다. 그리고 대차게 망했다. 어제의 무너진 킥이 오늘도 계속되었다. 킥을 차도 앞으로 나가지지가 않았다. 평영 손도 허우적거리며 겨우 하는 느낌. 이게 뭐야! 웨이브가 사라진 걸까?


한 팔 접영. 갈 때는 오른팔, 올 때는 왼팔. 이건 또 그냥저냥 잘 되네? 뭐지? 특히 오른팔을 할 때는 리듬감도 있고 물을 당길 때도 킥이 확실하게 차지는 느낌이 났다. 왼팔로 할 때는 시선을 앞으로 보려는 연습을 했는데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고 있는 것이 경직된 상태처럼 느껴졌다. 힘들어서 중간에 멈추긴 했지만 생각보다 나쁘진 않았다.


아무래도 킥이 무너진 게 신경 쓰여서 마무리 체조가 끝나고 킥판을 잡고 지난번에 배운 물속 깊이 들어가는 킥을 연습해 봤다. 오늘도 여전히 잘 되질 않았다. 부드럽게 흐름을 타는 느낌이 왜 사라진 걸까?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킥이 엉성하기 그지없었다. 한 바퀴를 돌고 나선 양팔 접영을 하며 나왔는데 썩 나쁘진 않다고 느꼈다. 내일은 더 잘 되겠지? 근데 킥은 대체 무슨 일인 걸까? 시무룩.

작가의 이전글93일. 수중 연습만으론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