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화요일 수업이지만, 놀라울 만큼 아무 일도 없었다.
전날 저녁 무용 수업을 갔고 내 몸이 그동안 얼마나 근육을 잃었으며 불필요한 붓기와 지방을 얻었는지 잘 느꼈다. 자전거 생활로 대퇴부만 쓸데없이 부풀어 있었다. 게다가 낮잠을 자지 못한 탓에 몸도 마음도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웠다. 흐물흐물해진 몸은 엉덩이 아래에 힘주는 일을 잊은 지 오래. 이만큼 쉬는 것이 이렇게나 치명적인 효과를 낸단 말인가. 나는 진정 이것이 하고 싶어서 온 것인가, 그저 피곤했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수영도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발차기도 느리고 팔 돌리기도 느렸다. 자유형 발차기 둘, 팔 돌리기 셋. 선생님은 그사이 음파 발차기가 잘 안 되는 어르신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인지 수영복으로 환복하고 오셨다. 선생님을 기다리는 동안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리곤 배영 발차기 둘, 팔 돌리기 셋. 발차기를 할 때 잠시 몸을 잡아주셨다. 팔을 더 위로 쭉 뻗고 가슴도 위로 올라간 느낌. 발을 더 세게 차라고 하셨다. 나는 컨디션에 맞게 약하게 차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평영을 할 차례겠지? 선생님은 모처럼 입수를 하신 탓인지 두 번째 레인에서도 한 명 한 명 열정적으로 핸즈온을 해주고 계셨다. 그래서 또 기다려야 했다. 초보 레인으로 오시기 전, 선생님은 두 번째 레인 분들에게 한 팔 접영과, 접영 기본 동작을 연습시켰다. 아니, 저분들이 언제 접영을 배우신 거지? 유아풀에서 연습을 하거나 배우는 걸 본 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불과 한 달 전에 평영을 배우신 분들이 이제 접영을 배우시다니. 그럼 나도 한 달 더 다니면 접영을 배울 수 있는 걸까? 조금은 헛된 기대가 부풀었다.
헬퍼를 차고 킥판을 잡고 평영 발차기 연습 시작이다. 헬퍼 덕에 엉덩이를 띄우는 건 수월했지만, 여전히 잘 나아가질 않았다. 선생님은 다른 분을 잡으시느라 나를 잡아주지 않으셨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두어 바퀴를 돌았다. 매우 천천히. 이렇게 그냥 하다 보면 언젠가 되는 걸까? 접영을 얼른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자마자 절망이다. 아니, 그런 마음이기에 절망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내일도 풀에서는 평영 발차기를 연습해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기에 약간은 의욕을 잃었다. 이렇게 해서 언제 늘지?
내일, 아니 오늘 오후에는 중요한 일정이 있는 날인데 아직도 잠들지 못하고 있다. 긴장과 설렘. 그래도 아침엔 수영을 다녀올 것이다. 다녀온 뒤에는 정신이 바짝 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