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지, 정말 여름이 시작됐다. 아침에 밖으로 나오자마자 훅 느껴지는 열기. 오늘은 정말 에어컨을 틀겠구나 싶었다. 습기도 꽤 높아졌고. 이제 어떻게 다니지? 걱정을 하며 수영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진도가 비슷한 분이 두 분 오셨다. 평영 팔을 배워볼 만한 구성이라, 이따가 꼭 요청해야지 결심했다.
선생님은 중급반 레인 먼저 킥판 없이 자유형, 배영, 평영 5바퀴씩 돌라고 하셨다. 우리는 자유형 발차기 두 바퀴, 자유형 세 바퀴다. 오늘은 힘이 많이 나서 쑥쑥 나갔다. 팔 돌리기는 새로운 방식을 썼다 안 썼다, 약간의 기복이 있었다. 여전히 어색한 느낌이다. 조금 더 연습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내가 세 바퀴를 돌 때 다른 분들은 각각 두 바퀴, 한 바퀴만 도셨다. 심지어 한 분은 너무 많이 쉰다고 혼이 나고 계셨다. 그 와중에 아쉬운 마음에 한 바퀴를 더 돌고 올까 말까 고민했다.
다행히도 바로 평영 발차기에 들어갔다. 킥판 잡고 고개 숙여서 발차기 네 바퀴. 그런데 다들 열의에 넘쳐서 총 다섯 바퀴는 돌았다. 이제 발목을 펴는 동작이 추가되었다. 나는 이미 다른 선생님이 수업하실 땐 발목을 펴면서 하고 있었기에 큰 차이를 못 느꼈다. 그렇다고 완벽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발차기가 어제처럼 처음부터 잘되진 않았다. 헬퍼가 없어서였을까? 그래도 한 바퀴를 돌 때마다 조금은 나아졌고, 마지막에는 어제의 그 느낌을 되찾은 것 같았다. 중간중간에 지적받은 내용은 가지가지다. 발을 차지 말고 모아라. 무릎을 벌리지 말라. 또 코멘트가 많았는데, 기억이 잘 안 나네. 오늘은 음파 한 번에 발차기를 세 번씩 하기도 했다. 그러다 음파 한 번에 발차기 한 번씩으로 방식을 바꿨는데, 훨씬 더 잘 되는 느낌이었다.
다섯 바퀴를 다 돌고 오니 선생님이 헬퍼를 나눠주시더니 이제 킥판 없이 하라고 하셨다. 나와 진도가 똑같은 분과 나는 어리둥절하여 팔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그냥 이렇게 하면 된다며 평영 스트로크를 대충 보여주셨는데. 웅성웅성, 둘이서 "배운 적이 없어요!"라고 하니 당황하셨다. 이미 가르쳐 줬다고 생각하신 모양이다. 그래서 알려주시긴 했는데, 뭔가 굉장히 약식으로 배우는 느낌.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아 해보다가 멈춰서선 어리둥절 주변을 살피며 그 분과 눈빛 교환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팔만 따로 하는 건 뭐, 예전에 다른 분들 배우는 걸 옆에서 구경한 적도 있고 유튜브에서도 몇 번 봤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팔 동작과 다리 동작의 코디네이션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미 할 줄 아는 분의 동작도 유심히 봤지만 좀처럼 와닿지가 않았다. 그래서 또 질문을 하니, 지금은 팔 한 번, 다리 한 번, 따로따로 하라고 하신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하고 같이 하고가 아니었다. 팔 동작을 할 때 상체를 위로 들어 올려야 하는데 상체가 전혀 위로 올라오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을 하니, 지상으로 소환당해 두 팔을 좁은 간격으로 벌려 물을 잡아야 하는데, 그 잡는 힘으로 상체를 올려야 한다고 하신다. 말이 쉽지, 다시 물속에 들어가서 해보니 여전히 똑같았다. 고개 중에서도 입가까지만 들어 올릴 수가 있었다.
안 된다고 아우성을 하다 보니, 수업 시간은 3분이 남았고, 선생님은 팔 동작은 다음 시간에 다시 해볼 테니 배영 두 바퀴를 돌라고 하셨다.
생략하는 줄 알았던 배영의 시작. 그래, 평영 팔은 하루 만에 깨우치기 어려운 것 같아. 배영이나 잘해보자. 배영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선생님은 팔을 너무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다고, 더 빠르게(?) 더 과격하게(?) 들어 올리라고 하셨다. 그 피드백을 받고 정말 로봇처럼 척척 올리며 배영을 하기 시작했다. 배영 팔 돌리기를 배우고 초반에 하던 움직임 같기도 하다.
그러다 마무리 체조가 시작되었고, 선생님은 나에게 멈추라는 손짓을 하며,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고 바디랭귀지로 말씀하셨다. 팔을 갑자기 세게 올려야 하니, 어디든 힘을 줘야 하지 않겠는가. 유튜브에서 본 내용이 생각난다. 힘을 빼라고 한다고 해서 다 빼면 안 된다고. 힘 줄 곳은 줘야 한다고. 그 강약에 대해선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 듯하다.
오늘은 우당탕탕으로 끝났지만, 평영 스트로크를 이번 주 안에 완성하는 것이 나의 대범한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