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 저기요 팥빵에 팥이 빠졌어요

by 속삭이는 물결

더워져서 그런가, 계속 힘들다. 어제는 잘 먹기까지 했는데. 기운이 없어. 일단 자유형 발차기 세 바퀴로 시작. 이날도 정말 힘이 없어서 발차기가 잘고 잘았다. 선생님이 잡아줘도 그 효과는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자유형 두 바퀴 시작. 처음엔 그냥 했던 것 같고, 모두가 돌아온 뒤에 선생님이 한 명씩 피드백을 주셨다. 나는 파-를 할 때 왼팔이 떨어진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아, 나도 정말 잘 느끼고 있던 습관인데 떨어지면 안 된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리고 다시 해볼 때는 한 팔에 발차기 6개씩 해보라고 하셨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출발. 선생님은 내가 왼팔을 또 떨어트리자 잡아주며 한 번 더 강하게 잔소리를 하셨다. 그게 왜 이렇게 잘 안 되지…. 나도 내 팔을 붙잡고 싶은데 맥아리 없이 떨어진다. 한 바퀴 돌고 돌아왔다. 아니 두 바퀴인가. 이번에는 또 다른 피드백을 주셨다. 물을 더 세게 밀어서 더 빠르게 가져와 보기. 물론 핸즈온을 해주셨는데, 지난주보다 훨씬 세게 물을 잡고 더 빠르게 양팔을 교차하며 나아간다. 그랬더니 속도도 엄청 빠르고 정신도 없고, 손바닥이 물을 탕탕 쳐서 시끄럽다. 내가 두 달 전에 혼자서 막 마음 급해서 할 때랑 비슷한 페이스다. 나아진 건진 모르겠다. 이렇게 한 바퀴를 돌고 왔고. 또 우리는 기다렸다. 선생님은 옆 레인에서 접영 특강을 하고 계셨고, 그걸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무튼 이번엔 배영 발차기다. 팔을 머리 위로 쭉 뻗고 발차기 연습을 한 것 같다. 두 바퀸가 돌고 돌아오니, 선생님이 두 손을 모아서 앞으로 기울여서 뱃머리처럼 만들라고 하셨다. 그 상태에서 천천히 한 팔씩 돌려가며 팔 돌리기를 해보자고 하셨다. 나는 나름대로 천천히 팔을 돌리며 다녀왔는데, 선생님이 왜 한 팔씩 하지 않냐고 약간 서운한 듯 말씀하셨다. 저는 한 팔씩 했는데요? 위에서 기다렸는데? 그게 아니라 두 손을 위에서 만나게 하는 방식을 원하셨다고 한다. 한 손 올 때마다 터치하고 내려가고 이런 식… 아무튼 망했다. 이번에는 두 손을 교차하면서 가보자고 하셨고. 이번 방법이야말로 내가 줄곧 연습했던 방법이었다. 흠흠… 그리고 또 한 바퀴를 돌고 돌아와서 기다렸던가. 이번에는 “배영에도 호흡법이 있는 거 아시나요?”하며 나는 몇 주째 이해하지 못한 채 반복 시청 중인 호흡 방식을 설명하셨다. 팔을 위로 들 때마다 쭉 뻗고 가슴을 내밀듯이 펌핑하고 파- 하며 내뱉는 것. 네, 오늘도 이해하진 못했고, 구경 잘했습니다. 팔을 속도에 맞게 올리는 것만으로도 버겁다. 저걸 언제 하나. 선생님은 주종목이 배영이신 걸까…


흥쳇뿡. 이날은 평영을 안 했다. 그래서 주말 내내 시무룩해져 있었다. 그래서 일기도 쬐끔 쓰다 영영 미뤘다. 핑계 같지만 레알임…. 내 심보가 문제지 뭐. 월요일에 월요일 일기 쓴 다음에 토요일 일기 쓰는 사람 여기 있고요?


중간에 접영 특강 중인 선생님을 기다리면서 엎드려서 평영 팔 연습을 했는데 역시나 잘 되지 않았고, 그때 선생님이 넘어오셔선 내게 “물에 빠진 줄 알았어요”라고 하셨다. 내가 평영 팔 연습을 한 거라고 생각도 못하셨을 듯…. 배영도 다 마치고 수업 시간 1분이 남았을 때 선생님은 “다들 빨리 하는 걸 천천히 하는 것보다 잘하시네요? 보통은 천천히 하는 걸 더 잘하는데?”라고 묻더니 “(성격 급한) 한국인이라서?”라고 말한 뒤에 가타부타 설명도 없이 음파 발차기를 헤매고 있는 다른 분들을 잡아주시다가 지상으로 올라가셨다.


평영 연습도 못하고 수업 시간이 끝나다니. 물론 나는 마무리 체조가 끝나고서 평영 연습을 더 하다가 왔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을 순 없었단 말이다. 여러 선생님이 알려주는 방식을 다양하게 듣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데…. 흥칫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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