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것도 없이 유독 주말이 길었던 느낌이다. 일요일 하루 쉬었을 뿐인데 수영도 무지 오랜만인 느낌.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자전거를 탔다. 덥고 또 덥다. 힘이 없어서 정말 천천히 달린다. 그래도 여유 있게 도착했다.
이제 빠른 사람이 먼저 출발하는 관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인원에 여유는 생겼는데 더 정체되는 느낌이 있다. 자유형 발차기 두 바퀴, 배영 발차기 두 바퀴. 배영 발차기는 한 번은 킥판 잡고, 한 번은 킥판 없이 두 팔 위로 뻗은 상태로 연습했다. 자유형 두 바퀴, 배영 두 바퀴. 자유형을 할 때 앞사람과의 간격을 많이 두질 않았더니 나아가다가 앞사람의 발차기에 아주 세게 차였다. 팔뚝이 아팠다. 배영을 연습할 때는 내 앞사람이 멈춰 서 있다가 내 팔에 머리를 맞았다. 나는 팔을 세게 입수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느낀 타격감은 정말 약했는데, 그 사람은 엄청 엄살을 부렸다. 멈춰 서 있으려면 뒤에 누가 오는지도 좀 살피면서 있으라고. 이런 센스를 보면 수영 실력이 느는 속도와 매우 관련이 있다. 그리 심한 엄살만 안 부렸어도, 그럼에도 연신 죄송하단 내 말에 대답 한 번이라도 했어도, 내가 이렇게 뒷담 할 일은 없을 텐데. 짜증이 나고 괘씸하다.
이제 킥판 잡고 평영 발차기. 또 퇴보한 느낌이다. 동작은 이제 대충 맞는 것 같은데, 다시 속도가 줄어들었다. 다리를 세게 차지 않으려고, 모을 때만 힘을 꽉 주려고 노력했는데 그닥 효과는 없었다. 지난주엔 앞사람과의 간격을 꽤 좁혀 나갔던 것 같은데 오늘은 나 혼자 뒷걸음질을 치는 듯한 느낌이다. 두 바퀴만 연습하고 평영 연습에 돌입했다. 콤비네이션으로 연습해야 더 잘 될 것 같았다.
몸에 힘을 빼고 여유 있게 연습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한 바퀴 반쯤 돌 때 선생님이 나를 따라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레인 끝까지. 나에게 피드백을 해주시려는 건가 보다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역시 기다리라는 수신호를 주신다. 내가 여러 번 갸우뚱거리고 두리번거렸는지 선생님이 여러 번 강조하시며 기다리라고 하셨다. 뒤이어 오시는 두 분을 추가로 가리키며 “회원님, 회원님 그리고 회원님 여기 앉아보세요.”라고 하셨다. 그리곤 평영에 대한 피드백이 시작됐다. 선생님은 w자 모양을 언제 만들어야 하냐고 물었다. 나는 합장을 할 때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은 물에 들어갈 때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두 손을 앞으로 뻗고 나서 다리를 차야 한다고 말이다. 두 손을 뻗자마자 다리를 차는 것처럼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지만 아무튼 두 손을 뻗는 게 약간 더 먼저인 것 같다. 평영의 팔다리 타이밍에 대해서 약간의 설명을 해주시곤, 원래 이걸 하기 전에는 팔 따로 다리 따로 연습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지목받은 셋 다 이미 나름의 타이밍을 하고 있어서인지 따로 하라고는 말하기 어려우신 듯했다. 우선은 두 팔을 앞으로 쭉 뻗는 느낌에 더 집중해서 해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부터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실패를 한 것 같고, 두 번째 세 번째부터 점점 선생님이 설명한 타이밍을 맞춰보려고 했다. 그러나 이건 정말 묘해서 알쏭달쏭하다. 내가 맞게 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받고 싶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바빠 보이셨다. 그러다 앞사람의 발이 손에 닿아서 나는 멈춰 섰고, 두 분을 먼저 보냈다. 계속해서 연습해 보았지만 두 팔을 뻗는 느낌이 전혀 나질 않는 게 이상했다. 물장난을 하는 것보다 저항이 적게 느껴지고, 팔을 뻗으나 안 뻗으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처럼 느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무리 체조가 시작되었다. 나머지 연습에 돌입하기도 전에 수메와 수다 타임이 시작됐다. 수메 언니는 나의 개인적인 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다. 이미 문자로도 그 진심을 느꼈지만, 다시 한 번 자기가 더, 너무 좋으시다며 말로 아니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해 주셔서 진한 감동을 받았다. 나 자신보다 더 행복해하시는 모습에 그 심성이 얼마나 순수하고 다정한지를 깨닫고 내가 도리어 감동을 받았다. 아무튼 나는 평영을 연습해 보았고, 그분은 배영을 연습해 보았다. 나는 그분이 배영을 할 때 다리가 엄청 가라앉는다고 말해드렸고, 그분은 나의 모습을 보곤 영재 아니냐고 또 칭찬을 해주셨다. 과찬이십니다. 이걸 벌써 4주나 붙잡고 있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 않겠나. 아무튼 감사하다.
선생님이 나의 평영 모양새를 보며 지나가셨는데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물어보러 갔는데, 아까 그분도 질문을 하셨다. 나는 이미 여러 번 들어본 대답이다. 발차기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한 팔씩 천천히 머리 위에서 기다리며 다리가 뜨는 걸 느껴야 한다고. 그러나 두 번째 레인에서는 다들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걸 쫓아가느라 결국 팔의 힘에 더 의존해서 팔을 더 많이 쓸 수밖에 없다고. 각자 자신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연습을 하지만, 단체로 수업을 하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피드백 타임. 일단 나의 평영 발차기가 너무 약하다고 한다. 발차기를 하면서 앞으로 훨씬 많이 나가야 하고 하나의 원을 뚫고 가는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고 한다. 나는 팔이 앞으로 뻗는 느낌도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선생님은 그걸 벌써 알면 천재라고 하셨다. 휴, 다행이다. 선생님은 내가 손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난감했음을 표현하셨고, 나는 다른 요일에는 더 빨리 하라고 배워서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아무튼 선생님은 내가 발차기를 더 세게 연습하면서 레인 끝에서 끝까지 가는 동안 몇 번만에 가는지 계속 세어 보면서 그 숫자를 줄이려도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다. 벽 잡고 하는 발차기 연습도 계속하냐고 물으셨고, 나는 계속 하긴 하지만, 요즘 사람이 줄어서 거기서 오래 머물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 수직 발차기 연습이 도움이 되나 보다. 다른 요일엔 더 사람이 없어서 머물 시간이 없는데….
나는 발차기를 살살하라고 하셔서 다리를 돌리는 동작 전체에 힘을 빼고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선생님은 다리를 w자로 접을 때만 살살, 그 뒤로 찰 때는 세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다리를 일자로 모을 때만 힘을 주기 위해 다리에 거의 힘을 빼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오늘보다 더 잘할 자신이 분명 있었다. 게다가 금요일에는 힘을 빼라고 피드백을 들었기 때문에 더욱이 다리를 차는 데 힘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고관절과 허벅지가 아팠기 때문에 점점 몸을 사리게 된 것도 있고. 아무튼 종합적인 피드백을 받아 힘을 뺐던 건데 그게 또 아니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체육의 세계…. 내가 수영을 배운 게 두 달 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잘 복기하자.
아무튼 이 선생님은 동작과 기본기를 정확하게 다진 다음에 진도를 나가는 걸 선호하시는 듯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빨리 배워야 함을 어필하기 위해, 이제 얼마 나오지 못한다고 했다. 선생님은 심각하게 “평영은 완성해야 하는데…”라고 말씀하시며 언제까지 다니냐고 물으셨고, 나는 최대 이달 말까지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나는 아쉬워하며 접영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는데 웬일로 동의하시는 듯했다. 그럼 동시에 연습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이다. 그래서 다른 요일에 접영을 배워 오면 자신은 고쳐주는 방식으로 하자고 하셨다. 다른 요일에 아직 접영은 안 나갔다고 하니, 계속 안 나가면 선생님이 직접 가르쳐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아싸! 새로운 걸 배우기로 약속받으니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나는 박수를 치며 내 기쁨을 표현했다. 이달의 목표는 접영도 배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