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들이 있잖아요.
그동안 리들 가는 즐거움을 잊고 살았다.
이번에 이사 온 집 근처에 큰 리들매장이 생겼는데 덕분에 요즘 퇴근 후에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들르고 있다.
리들은 오픈시간에 맞춰가야 득템 하는 즐거움이 있는 줄 알았는데 오후에 퇴근하고 가도 득템이 있네.
유통기한 임박한 오리 안심을 글쎄 1유로에 팔고 있는 게 아닌가!? 마지막 남은 한팩을 냉큼 집어 들고 같이 싸 먹을 상추도 샀다.
룰루랄라 오늘 저녁은 오리 구이다!
상추도 있고 집에 쌈장도 있고 김치도 있구나.
그래 행복이 별거냐. 맛있는 거 혼자 먹어도 맛은 똑같이 좋다.
어제는 또 리들에 갔다가 1유로 농어도 한팩 득템 했네? (Bar라고 쓰여있었는데 검색하니까 농어라고 나왔다.)
생선냄새를 질색하는 사람이 이제 옆에 없으니 생선도 맘대로 구워 먹을 수 있다.
친정엄마가 하는 방식대로 밀가루를 입혀서 바삭하게 구웠다. 뜨거운 밥에 김치랑 먹는 갓 구운 생선 진짜 오랜만이다.
전남편은 나더러 최저시급을 받으면서 프랑스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거냐고 소리쳤었지... 이렇게 잘 먹는데! 내가 너보다 더 잘 먹고 산다에 내 발톱 열개를 걸지.
버거씨가 주말에 나한테 안 좋은 소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음 달부터... 룩셈부르크에서 받아오던 내 세금 감면 혜택이 사라진대... 미안한 소식이지만 나 지금보다 돈을 좀 아끼고 살아야 할 것 같아."
난 또 무슨 소린가 했더니...
나는 이렇게 대답해 주었다.
"걱정 마. 아끼고 사는 건 내가 전문이니까 내가 가르쳐 줄게."
어색하게 웃는 버거씨에게 나는 검지 손가락을 세우고 말했다.
"리들 앱부터 깔아."
리들의 장점을 다 설명해 준 후 다정하게 한마디 더 붙였다.
"먹을 거 살 돈 없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와. 유기농은 아니지만 내가 배불리 먹여줄게."
버거씨가 환하게 웃었다.
넌 참 행운아구나. 이 다이아혜연이 있잖니. (버거씨가 나를 부르는 애칭 중 하나가 다이아... 풉)
아무튼 그 후부터 버거씨가 뭐 사러 간다고 하면 내가 "돈 있어? 내가 줄까?"라고 장난스레 말한다. 그러면 버거씨는 웃겨 죽는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