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물건들 이렇게 처분했다.

by 혜연

2025년 4월


우리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했을 때 나는 안 쓰던 옷, 물건들을 침대 위에 펼쳐놓고 (마치 잡상인처럼ㅋ) 친구들이 필요한 것들을 가져가게 했다. 덕분에 꽤 많은 것들을 처분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남은 물건들이 있었다.

그냥 버리자니 환경오염이 걱정되고... 그냥 갖고 있자니 아파트가 너무 좁아서 그것도 애매했다.


엘라는 나중에 헌 옷 수거함에 갈 일이 있으면 우리 집에 들러서 같이 챙겨 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옷이 아닌 다른 물건들은 어쩐담. 아프리카 어느 해변에 쓰레기로 가득 차있던 장면이 눈앞에 아른아른...


그러던 중 어느 저녁 산책을 하러 나오던 길에 집 앞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로 급식봉사를 하는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저녁마다 창밖으로 보곤 했던 풍경인데 오늘은 뭔가 다른 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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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 뒤쪽으로 테이블에 쌓인 헌 옷을 챙겨가는 사람들이 보였던 것이다.


저거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챙겨서 다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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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빨래건조대, 옷, 파우치, 벨트 등등을 담아서 잽싸게 돌아왔다. 가까이 다가가서 배식을 하던 봉사자 한분께 말씀드렸다.


"안녕하세요. 이거 제가 안 쓰는 물건들인데, 저기다 같이 올려놔도 되나요?"


그분은 흔쾌히 그렇게 하라고 대답해 주셨다.

img.jp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98715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KGXsIEwdgLwFz1MwXOnKi1P7WPI%3D 생생한 포스팅을 위해 티 안 나게 빛의 속도로 찍었습니다;;


에코백채로 올려놨더니 "그거 여기 두고 갈 건가요?" 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안에 있는 물건들을 직접 꺼내서 살피기 시작했다. 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살짝 긴장했었는데 그래도 용기 내길 정말 잘했다.

앞으로도 안 쓰는 옷이나 물건이 있으면 이제 여기로 다 가져오면 되겠다.


친구들과의 단톡방에도 자랑을 했더니 친구들이 정말 잘 됐다고 함께 좋아해 주었다.

너네도 이제 안 입는 옷은 여기로 가져오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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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올라온 후에도 나는 한동안 사람들이 내가 갖다 놓은 물건을 집어가는지 창가에 서서 지켜보았다.

혼자 괜히 뿌듯했다.


나는 요즘 계속해서 안 쓰는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그 물건들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대신 친구들과 또 낯선 사람들에게 나눔이 되었다는 사실이 나를 기분 좋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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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꽤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그래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실천으로 옮기길 정말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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