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어린 친구인 엘리야는 (17살ㅋ) 요즘에도 종종 가게로 놀러 온다.
시내를 지날 때마다 들러서 한 시간 넘도록 수다를 떨거나 혹은 내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 앞까지 같이 걸어갈 때도 있다.
웅이한테 엘리야를 소개해 주면서 내가 말했다.
"엘리야 한국말 되게 잘해."
엘리야가 부끄러운 듯 손사래를 쳤다.
"너 아는 한국말 다 해봐."
내 말에 엘리야는 눈을 허공에 굴리면서 아는 문장과 단어들을 한국어로 말하기 시작했다.
"너는... 나의... 아이고... she발... 미쳤어~"
우리는 빵 터졌다. 나도 웃으면서 장난으로 따졌다.
"내가 너한테 she발이냐!?"
"아니 아니~ '아이고'는 너한테 배운 거고 마지막 두 단어는 최근에 오징어게임 보면서 배운 거야."
아 역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K욕이다.
엘리야는 요즘 즐겨보는 한국 웹드라마가 생겼다며 나에게 보여주었다. 퀴어... 내 취향은 아니라서 패스.
그럼 나는 무슨 드라마 좋아하냐 묻길래 내가 [폭삭 속았어요]의 프랑스어 제목을 검색해서 보여주었다.
"나 이거 볼래! 다 보고 나면 알려줄게. 우리 그때 다시 만나서 이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자."
이럴 땐 진짜 어른 같다니까. 나는 알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어 연습을 할 수 있으니까 나도 좋지~
버거씨도 요즘 한국어 공부에 조금 속도를 붙였다. 엘리야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아는 단어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한국어 발음이 너무 어렵단다.
"썬글라써? 썬글라쑤? 토시? 도씨? 겐베이.. 셔쓰? 셔추?"
선글라쓰, 도시, 건배, 셔츠가 어려울 줄이야...
제일 어이없었던 건 빵이다. 그냥 프랑스어랑 똑같이 발음하면 된다고 내가 몇 번이나 알려줘도 매번 "뺑"이라고 발음한다.
"따라 해봐. 빵 빵 빵 빵~"
"뺑 뺑 뺑 뺑~"
앜ㅋㅋㅋㅋ 웃느라 숨 넘어가서 더 이상의 지도가 어렵다.
내가 웃건 말건 버거씨는 진지하게 말했다.
"나 조만간 '핸글' 공부 시작할 거야."
핸글이 아니고 한글ㅋㅋㅋ
어쩜 한마디 한마디가 다 웃기냐.
나는 '사랑해'만 가르쳐 줬는데 요즘에는 높임말을 배워와서는 "사랑해요."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세상에서 젤 웃기다던 양반이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코미디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