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익숙한 것이 좋았다. 낯선 것은 항상 적응해야 되기에 싫었다. 항상 만나는 친구를 만나고, 좋아하는 음식만 먹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인생이 아깝다고 느껴졌다. 그때부터 인생을 다양하게 살아보겠다고 다짐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고, 낯선 곳에 여행을 가보면서 나의 세상을 넓혀 가고 있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2021년 음악을 택했다. Top 100이 아닌, 새로운 음악을 경험하고 싶어 졌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 1일 차 주제 - 음악과 나의 관계
'나'는 *ㅇㅇ일 때 음악을 찾았으며, '음악'은 *ㅇㅇ일 때 내게 다가왔다.
나는 '힘들 때' 음악을 찾았으며, 음악은 '그리울 때' 내게 다가왔다.
음악을 즐겨 듣는 편이 아니다. 그저 주변 소음이 듣기 싫을 때 습관적으로 이어폰을 낀다. 하지만 내가 유일하게 음악을 찾을 때는, 내가 힘들 때다. 힘들고 짜증 날 땐 빠른 비트에 소리가 큰 음악을 들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또 기운이 없고 우울할 땐 잔잔하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 위로가 된다. 그렇게 내가 방전됐을 때 음악을 찾는다.
반면, 음악이 나를 찾아올 땐 예전이 그리울 때다. 중학교 때가 그리울 땐 버즈를 찾아서 듣고, 대학교 1학년 때가 생각날 땐 빅뱅을 듣는다. 그러면 신기하게 그때의 감정이 다시 느껴진다. 음악은 옛 시절의 향기가 된다. 마치 졸업앨범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때의 나로 되돌려준다.
1. 어린 시절 - 가장 안정적인 시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의 시기는 내 기억에서 가장 안정적인 시기였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 존재하고 있던, 균형 잡힌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때 들었던 노래는 내게 안정감을 준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는 [H.O.T - 빛], [G.O.D -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이다.
특히 누나는 H.O.T의 열혈 팬이었다. 모든 가요 방송을 같이 봤다. 그래서 내 기억 속에 처음으로 존재하는 노래가 '빛'이다. 심지어 뮤직비디오까지도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때의 아이돌 노래는 내 어린 시절의 안정감을 불러일으키는 곡들이다.
중학생이 되면서 친구를 사귀는 폭이 넓어졌다. 그전에는 반에서 한 두명만 친하게 지냈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10명씩 되는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다. 제일 신나게 놀러 다녔다. 그러면서 이때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가 버즈였다. MP3로 버즈 노래를 들으면서 연습을 그렇게나 많이도 했었다. 누가 더 잘하는지, 고음을 얼마나 더 잘 내는지로 자존심 싸움을 했던, 철없던 시기였다. 그렇기에 버즈 노래는 나의 가장 즐거운 학창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대학교에 가서 전공과 인간관계에서 모든 것이 내 생각과는 달랐던 시기였다.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모든 일이 꼬여버렸던 시기, 등교하면서 유독 많이 들었던 노래가 [빅뱅 - CAFE]였다.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데 큰 위로가 되었다.
여행지에서 들었던 노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노래가 각각 [악동뮤지션 - 200%], [빅뱅 - 꽃길]이다. 악동뮤지션은 미국 뉴욕에서, 빅뱅은 독일에서 제일 많이 들었다. 데이터를 아낀다고 한국에서 저장해 갔기에, 걷는 내내 반복해서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두 곡을 듣고 있으면 여행지에서 걸었던 기억과 여유로움이 되살아난다.
글을 쓰면서 음악을 다시 들어보니, 한창 노래를 들었던 그때가 다시 생각난다. 위에서 말했듯이, 음악은 내게 앨범 같다. 그 음악을 듣고 있으면, 그때의 추억이 모두 되살아난다. 그때의 사건과 감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러고 보면, 지금 내가 듣는 음악도 나중에 다시 또, 지금을 잇는 연결고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