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일기 2

by ENTJ SHARK


이틀간 번화가에 명함을 뿌렸다.



다른 업체들은 몸집이 커져서 온라인 마케팅만 할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우리는 우리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을 선택했다. 젊음을 연료 삼아 발품을 파는 것.



사진을 보여주며 준비한 영업 멘트를 읊었다. 업장이 카페나 술집이라면 손님들의 체류시간 증가 등 고객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나열했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할수록 혀가 풀리면서 말이 술술 나왔다. 나중에 다 말아먹으면 영업으로 다시 일어나야지 ㅋㅋ



고객들의 반응도 재밌었다. 흥미를 가지고 계속 질문해 주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 바로 계약한 사람 등. 거절하더라도 대부분 친절하게 거절해 주셨다.



역시 웃는 얼굴에 침을 뱉는 사람은 없다. 웃자






불광 불급 - 미쳐야 도달한다.



“직장에서 하루 8시간 일하고 400만 원 받을 바에 하루 14시간 일하고 200만 원 벌더라도 내 비즈니스를 하겠다.”



샤크탱크에서 마크큐반이 했던 말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내 거 해야지






마진율을 다시 책정했다. 첫 거래 마진은 30%였다. 협상에 노하우가 생기고 기술력이 증가함에 따라 마진을 점점 높여 70%까지 올렸다.



시공 시간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우물쭈물했던 고객과의 대화도 담대해졌다.






지지난 주 토요일엔 새벽 4시, 일요일엔 2시에 퇴근했다. 화 수 목 금 청주 출장 건이 있어서 매일 새벽 2시에 퇴근했다.



긴장해서 그런지 피곤하진 않았다. 당시에는



다음날 아침 출근할 때 그냥 죽을까? 하긴 했다. 하지만 살았죠?



토요일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새벽 5시에 잤으니 22시간 동안 일한 셈이다. 은규는 혓바늘이 났고 나는 입과 손이 텄다.



힘든 와중에도 은규랑 농담하면서 웃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공단 대규모 계약건은 골치 아팠다. 원하는 게 너무 많았고 까다로웠다. cs도 많아서 왕복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은규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확실히 혼자보다 둘이 낫다.



최종 보스는 서류였다. 다른 거래처들은 세금계산만 해주면 됐지만, 공단은 제출해야 할 서류가 10개가 넘었다. 사업자에 종목을 추가했고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했다.



좋은 경험이었다. 고생해 준 은규에게 고마웠다.






하나만 팔아보자 했던 사업이 술술 잘 풀렸다. 목표는 매출 1천만 원이었지만 결국 두 배인 2천만 원을 달성했다.



귀인을 만나 정말 싼 가격에 사무실 겸 창고도 계약했다.



진짜 말도 안 됐다.



돈도 돈이지만 이걸 하면서 알게 된 사람, 경험이 너무 값지다.



새삼 남의 돈을 버는 게 힘들구나도 느꼈고, 내가 정말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랐구나 싶었는데 이번에 야생의 맛을 한 번 본 느낌이었다.






청주에서 알게 된 한 사장님은 150억 자산가였다. 보유한 사업자가 20개가 넘었다.



그중 하나는 건설 분양업이었고, 내가 요즘 공부 중인 경매를 22살부터 시작해서 지금의 부를 이뤘다고 했다. 그리고 사장님의 목표는 1000억이라고 한다. 최소 3년 최대 10년 안에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 정말 멋졌다.



내가 찾던 사람이다. 나는 항상 직장에 고여버린 회사 선배님들보다 끝없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찾고 있었다.



실례가 될 정도로 질문을 많이 했는데 모든 질문에 친절히 대답해 주셨다. 그리고 본인이 모르는 분야는 인맥이라도 이어줄 테니 언제든 연락하거나 찾아오라고 했다.






출장 건 등이 거의 마무리가 되어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지금까지는 흔한 경영 서적들 속의 스토리가 그냥 그러려니 했다면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몰입감 있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평서문 속엔 많은 고통이 스며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규모의 경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번 사업 아이디어는 100점 만점에 10점도 안 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자영업, 용역, 소매점 등은 내 기준 5점짜리 아이디어다. 성수동에 위치한 소금 빵집이나 유명 빵집으로 소문난 성심당 정도가 아니라면 하루에 매출 1억을 내고 싶어도 시공간의 제약으로 불가능하다.



아이디어 점수가 낮을수록 접근성도 좋아서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 성공하기도 어렵다.



50점짜리 아이디어에 100% 노력을 쏟을 바엔


100점짜리 아이디어에 50% 노력을 쏟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100점짜리 아이디어에 100% 노력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다음엔 뭐 팔지







파는 법을 배우세요. 만드는 법도 배우세요. 둘 다 할 수 있다면, 당신은 막을 수 없는 존재가 됩니다. - 나발 라비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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