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길비
“저는 볼 수 없어요. 도와주세요.”
한 남자가 길에서 구걸하는 시각장애인의 팻말을 바라보고 있다.
잠시 후 남자가 떠나고, 텅 빈 돈통은 돈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팻말의 문구는 이렇게 변해 있었다.
20세기의 전설적인 광고인이자 카피라이터, 데이비드 오길비.
외판원 경력과 갤럽 사에서의 리서치 경험을 토대로, 오길비는
리서치를 활용한 소비자 중심의 광고로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브랜드 이미지’ 의 중요성을 깨닫고, 브랜드만의 개성을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안대와 셔츠.
이 접점이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사물을 엮은 오길비의
‘해서웨이 셔츠‘ 광고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뚜렷한 정체성이 없던 ‘해서웨이 셔츠’는 시장에 안착한다.
‘해서웨이 셔츠를 입은 남자’란 카피와
안대를 낀 채 셔츠를 입은 멋진 중년 남성의 사진.
주로 부인들이 남편의 셔츠를 사는 걸 리서치를 통해 알아내고,
‘고상함과 야성미를 갖춘 남편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의 제품 뿐 아니라,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입한다는 것을 꿰뚫어 본 것이다.
이처럼 오길비는 창의적인 카피라이팅이야말로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는 요소라고 믿고, 이를 통해 수많은 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중시했던 건 따로 있었다.
그가 광고한 롤스로이스가 한창 판매량을 올리고 있을 때, 500여대의 차량에서 결함이 발견된다.
그리고 오길비는 바로 광고를 중단한다.
오길비는 광고가 아무리 창의적이고 재밌어도,
제품의 품질이라는 기본이 잊혀지면 안된다고 믿었다.
‘브랜드 이미지’는 좋은 품질을 전제로 한 소비자와의 약속이며,
오길비는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노력했다.
제품의 품질이란 기본이 약속된 상태에서,
브랜드만의 개성적인 이미지를 단단히 구축하는 것.
판매량과 실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비자와의 신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오길비의 신념은
21세기가 된 지금도 모든 광고인의 지침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