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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경영자에게 브랜딩 도구는 무엇인가?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15화

예술경영 함께 공부할까요? 15화. 4줄 요약



✦ 고객은 컨셉을 오직 체험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

✦ 고객이 컨셉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저마다의 브랜딩 도구들을 잘 이용해야만 한다

✦ 일반경영 사례. 'Anti-gorgeous, anti-cheap', 무인양품 호텔 (MUJI Hotel)

✦ 예술경영 사례. 비움으로 완성한 채움의 공간, 우란문화재단 (Wooran Foundation)




❍ 1p "설명하려 하지 말고 보여줘라"



스크린샷_2023-03-09_오후_8.26.12.png 영화 <연가시>의 평론 (출처 : 씨네21 홈페이지)


2012년 개봉한 영화 <연가시>는 흔히 동물이나 곤충에 기생하는 기생충 '연가시'를 소재로 다룬다.

연가시는 물을 통해 숙주의 몸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시작되면 숙주를 조종해서 물로 뛰어들게 한다.

연가시는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숙주를 조종하거나, 때론 숙주가 직접 물질을 만들도록 유전자를 변형한다.

이 기이한 연가시의 생태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일으키기 좋은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연가시>는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연가시가 생길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생겨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현실의 연가시는 사람의 위장에서 살아갈 수 없지만, 영화의 연가시는 매우 강력한 생존력을 가지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이런 위기에서 주인공은 가족과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개봉 당시 약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연가시>는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대략적인 평론가들의 반응은 평범한 오락영화로서의 가치가 있지만, 예술성이나 작품성에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는 반응. 그 중에서도 특히 이동진 평론가의 한줄평은 오늘 우리가 얘기할 브랜드의 '브랜드 도구'와도 연관된다.


설명->사건>설명->사건>설명->사건 _ 영화 <연가시>에 대한 이동진 평론가의 평


이러한 한줄평과 함께 평범한 영화를 뜻하는 5점을 준 이동진 평론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영화계를 비롯한 예술계에서는 흔히 '설명하지 말고, 보여줘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창작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컨셉을 각 예술에 맞는 방식으로 다시 변환하고 재구성하여 표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변환과 재구성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그저 컨셉과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작품은 흔히 '설명하려 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예술은 각 장르에 맞게 미적인 표현이 중시되는 분야이니만큼, 세련된 표현방식에 대한 고민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동진 평론가가 본 <연가시>는 오락영화로서 가치가 있지만, 감독이 생각하던 모든 컨셉을

영화 전반의 표현으로 잘 녹여냈다고 평가하긴 어려운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브랜딩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린 지난 칼럼 동안 브랜딩을 해나가는 데 있어 브랜드의 확고한 컨셉과 이야기는 필수적이라고 공부했다.

하지만 컨셉과 이야기는 그저 원료일 뿐, 그것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각 브랜드에 맞는 표현방식이,

'브랜딩 도구'가 필요하다.


컨셉과 이야기는 브랜딩의 좋은 원료지만 전달을 위한 브랜드마다의 독특한 표현방식, '브랜딩 도구'가 필요하다.




2p 고객이 브랜드의 컨셉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들



해피바스.jpg 디자인을 리뉴얼한 해피바스 (출처:인사이트)



브랜딩 도구는 각 브랜드마다의 컨셉과 이야기를 담아 전달해줄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그 범주나 종류를 몇 가지로 규정할 수 없이 브랜드마다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칼럼에서는 흔히 사용되는 브랜딩 도구들을 간단히 정리하고 예시를 말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브랜딩 도구로 많이 사용되고 많이 사용하는 종류에는

(1) 디자인 (2) 캐릭터 (3) 폰트 (4) 공간 등이 있다.


(1) '디자인' 브랜드의 철학과 컨셉을 담은 시각적 요소의 통일성을 도모하기 위해 사용되는 브랜딩 도구다.

아래의 타 범주들은 모두 '디자인'의 영역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한 눈에 봤을 때 브랜드의 철학과 컨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떄문에 모든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라고 말할 수 있으며, 그만큼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니멀리즘'이 유행을 한창 타기 시작했을 때는 많은 브랜드들이 '미니멀리즘'을 차용해 트렌디한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브랜드는 특히 브랜드의 컨셉과 제품을 리뉴얼할 때 필수적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는 리뉴얼 역시 함께 진행한다. 최근에는 바디워시나 샴푸로 유명한 '해피바스' 제품들이 전면적으로 디자인을 리뉴얼하여 화제가 된 바 있다.


(2) '캐릭터'는 각 브랜드마다의 철학과 이미지를 담은 캐릭터들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시인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는 카카오의 마스코트이자 현재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들이다.


길거리에선 '라이언' '어피치' 등의 캐릭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카카오프렌즈 굿즈는 카카오 매출의 큰 부분을 책임질 정도로 강력한 고유 상품성까지 갖추게 됐다.

이러한 '캐릭터' 브랜딩 굿즈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살려줄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파워가 중요해진 현대에서 브랜드의 매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 '폰트'는 요새 다양한 브랜드들이 자사만의 폰트를 만들어 배포하는 전략을 활용하는 데 주목할 만 하다.

폰트는 브랜드 디자인의 영역으로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담아내서 자체 홍보에 활용되는 도구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가교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특유의 폰트로 유명한 '배달의민족'과 기관 자체의 홍보가 필요한 공공기관들은 자사의 폰트를 상업적 사용이 가능하도록 풀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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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프렌즈'와 '배달의민족 글꼴' 설명 (출처: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이처럼 많은 브랜드는 각자의 브랜드 가치와 이야기를 담은 브랜딩 도구를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모든 노력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앞으로도 수많은 브랜딩 도구들이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깊이 자리할 수 있도록 활용될 것이다.


아래의 예시에서는 '공간'을 주요 소재로 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는 두 사례에 대해서 논할 것이다.




3p 일반경영 사례로 보는 '공간'이란 브랜딩 도구 활용 : 무인양품 호텔 (MUJI Hotel)



'Anti-gorgeous, anti-cheap', 무인양품 호텔 (MUJI Hotel)



무지.jpeg 무인양품 로고



일본의 브랜드 '무인양품(MUJI)'의 '무인'은 '도장이 찍히지 않음'을 의미하고 '양품'은 '좋은 제품'을 의미한다. 이름 그대로 무인양품은 합리적인 가격과 디자인에서 강조되지 않는 브랜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제품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의류를 비롯한 생활 전반에 필요한 용품을 생산하며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했고 꼭 필요한 기능을 알차게 갖춘 제품을 사랑하는 팬층도 탄탄하다.


1980년 창립 초기부터 [철저한 생산과정의 간소화], [자연적 소재의 선택], [포장의 간략화]라는

세 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브랜드를 발전시켜왔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굳게 지켜지고 있다.

무인양품은 이러한 브랜드의 컨셉을 말로 전할 뿐 아니라

생산하는 제품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하는 '브랜드 체험'의 좋은 예시를 보여준다.


무인양품이 중시하는 핵심가치는 홈페이지에서 확실하게 찾아볼 수 있다.

단순히 제품을 내놓아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은 생활' 자체를 제안하는 것이다.

무인양품은 기본에 충실한 꼭 필요한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분 좋은 생활을 가능하게 하여

끝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큰 가치를 당당히 드러낸다.


이러한 무인양품의 가치는 보다 넓은 생활요소로 파고들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 덕에 무인양품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서 우리가 살고 머무르는 공간까지 디자인하여 제안한다.

바로 '기분 좋은 호텔'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것이다.



무지호텔.jpg 무지호텔 긴자점 로비



무인양품의 카나이 마사아키 회장은 중국에 출장을 갔다가 호텔을 찾는 것이 곤란했다고

<행복이가득한집>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중국에 출장을 갔는데 호텔이 너무 넓어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직원에게 좀 더 작은 방으로 바꿔달라고 했지만 좀처럼 없다고 하더군요. 너무 넓고 고급이거나, 서비스가 아주 형편없거나.... 딱 중간급 호텔이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너무 좋거나 나쁘지 않고 딱 좋은, 그런 호텔을 만들 계획입니다.

너무 좋거나 나쁘지 않고 딱 좋은, 그것이 무인양품에서 생각하는 이상적인 공간인가요?

그렇습니다.

- 카나이 미사야키 회장, 2017년 <행복이가등한집>고의 인터뷰 중 -


카나이 회장이 보기에 중국의 호텔은 사용하기에 지나치게 좋거나 지나치게 나빴다.

과한 것과 부족한 것 모두 사람의 기분을 좋지 않게 만드는 것을 몸소 느끼고,

'기분 좋은 생활'을 지향하는 무인양품이 새롭게 '기분 좋은 호텔'을 제안할 수 있는 요소를 발견했다.


이후 무인양품은 기존의 도쿄 무인양품 플래그쉽 스토어를 새롭게 이전하는 과정에서

새로 입주하는 긴자 빌딩의 6층부터 10층을 '무지호텔 긴자점(MUJI Hotel Ginza)'로 만들어 선보였다.

카나이 회장이 느꼈던대로 화려하지도, 저렴하지도 않은 ('Anti-gorgeous, anti-cheap')

무인양품만의 '기분 좋은 호텔'이 탄생한 것이다.


무지호텔의 지하 1층부터 5층까지는 무인양품의 가치를 담은 다양한 스토어 공간이 마련돼 있다.


지하 1층부터 1층은 '먹을 것'을 주제로 한 공간이다. 1층에서는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가치대로

자연스러운 방식대로 재배된 과일, 채소 등과 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먹거리를 판다.

지하 1층은 식당으로 역시 무인양품의 가치를 담아 길러진 식재료를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로 제공한다.


2층부터 5층은 무인양품의 제품을 판매하는 스토어와 서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인양품의 다양한 제품과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책이 전시되어 있어

소비자들이나 호텔 투숙객들은 브랜드의 이야기에 한껏 빠질 수 있다.



무지호텔2.jpeg
무지호텔.jpeg
무지호텔 객실 내부


6층부터 10층까지의 무지호텔 객실은 화려하지 않되, 필요한 것으로 꽉 차있다.


자연스러운 소재, 돌이나 흙, 나무의 느낌을 강조하여 디자인된 객실에서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당연하게도 생활용품 전반을 생산하는 무인양품의 호텔이니만큼

침구부터 가전, 작은 도구들까지 모두 무인양품의 제품이다.

기본제공하는 소모품들은 집으로 편하게 가져갈 수도 있다.


무지호텔의 투숙객은 1층부터 천천히 예약한 객실로 올라오며

무인양품의 제품을 둘러보고, 무인양품의 철학을 담은 식사를 하고, 무인양품의 침대에서 잠을 자며,

무인양품이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고 컨셉을 갖고 있는 브랜드인지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 압도적인 공간의 경험성은 무인양품이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컨셉을 확실하게 체험으로 전할 수 있는 장점이다.





❍ 4p 예술경영 사례로 보는 '공간'이란 브랜딩 도구 활용 : 우란문화재단 (Wooran Foundation)



비움으로 완성한 채움의 공간, 우란문화재단 (Wooran Foundation)


우란문.jpeg 우란문화재단 로고



'우란문화재단'(Wooran Foundation)은 가장 예술가친화적인 지원방식을 고민하면서

실험적이고 독특하며, 동시에 탄탄한 예술성을 지닌 작품의 산실로서 자리하는 문화재단이다.


2012년 행복문화재단의 문화사업팀, '프로젝트 블랙박스 시야'로 운영을 시작한 뒤

2014년 행복문화재단에서 독립하여 공연,문화사업에의 지원규모를 확장했다.

워커힐 미술관의 설립자로서 당대 한국의 미술계의 큰 역할을 한 (故) 우란 박계희 여사와 그 뜻을 기리는 의미로'우란'이라는 호를 이름에 가져왔고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 했다.


우란문화재단의 가장 큰 목표는 '다채로운 예술 생태계 구성'이다.

재단은 '작품' 자체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예술가 개개인에 대한 지원을 표방한다.

우란문화재단의 김유철 PD는 웹진 <예술경영>과의 인터뷰에서 재단은 예술가들과의 사전 인터뷰를 통해

예술가 본인이 탐구하고자 하는 지점이 명확한지 또 재단의 프로젝트와 방향이 맞는지에 집중하여

지원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다양한 예술가의 면면을 존중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지원하며

다채롭고 건강한 예술생태계를 마련하고자 하는 우란문화재단의 가치가 담긴 지원결정방식이다.


우란문화재단의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소개글에서 재단의 지향점은 명확히 드러난다.




1. 예술에 뿌리 내리다

- 치열한 문화예술환경에 뿌리내리는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의 생태계 고민


2. 잠재력의 꽃을 피우다

- 인재들의 아이디어 실현과정 지원을 통해 잠재력 발휘를 돕고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흐름과 방향을 제시함 공연/전시 콘텐츠 제시


3. 자생의 숲을 이루다

- 개방성, 실험성, 영속성의 환경 안에서 인재들이 성장하고 다양한 문화예술의 가치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위한 노력




다양한 예술가의 면면을 존중하고 그들의 잠재력과 실현과정을 지원하는 우란문화재단의 방식은 점점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17년, 국내의 전 뮤지컬 시상식에 우란문화재단 개발작이 노미네이트 되었다.

특히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는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뮤지컬 작품상, 극본·작사상, 연출상을 수상하여 초연작으로서 3관왕이 되는 이례적인 성공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2016년 한국의 규방 문화를 재료를 중심으로 파악하고 탐색한 <평립: 규방의 발견>은

공예트렌트페어의 특별전으로 초청받아 그 신선한 관점에 이목이 쏠렸다.


이처럼 우란문화재단은 재단만의 확실한 컨셉과 가치를 지켜오면서 성과를 내던 2018년, 성수동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전시, 공연, 작업, 사무업무 등 여러 목적으로 사용될 공간이 함께 있는 새로운 건물과 공간에

재단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그대로 담아 사람들이 그 가치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세심히 공을 들였다.



우란.jpeg 우란문화재단 건물 외관



우란문화재단은 ‘일상의 영감을 위해 머물고 싶은 곳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새로운 공간을 기획했다.

특별함보다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지는 공간, 이질적 아름다움으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지역의 분위기와 문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그를 위해선 건물의 외관도 주변의 모습과 어울려야 한다.

성수동은 1970년대 산업화의 흔적과 수공예 공방, 작은 건물들이 아직 존재하여

매우 큰 건물이 들어온다면 단절성이 강조될 수 있었다. 따라서 커다란 건물을 작은 덩어리의 집합체처럼 보이도록 건축했다. 발코니들은 다른 방향을 향하여 전체 건물이 분절된 효과를 내어 성수동의 기존 풍경과 하나될 수 있도록 의도했다. 또한 1층 로비도 공장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려 노출된 천장과 공사현장의 느낌이 나는 벽면으로 설계됐다.


특히 예술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전시와 공간이 이뤄지는 내부 공간은 이름을 '경'이라고 붙였다.

볕 경, 그림자 영으로 불리는 한자어 ‘景’에는 사물을 조화롭게 비추는 ‘빛’과 ‘그림자’, 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경’이라는 의미가 모두 담겨있다.

우란문화재단은 공간의 특성에 따른 선입견을 지우고 ‘경景’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각 공간에서 자유롭게 펼쳐질 예술적 풍경을 향한 기대감을 담았다.


1층에서 3층까지 각 층에 위치한 우란문화재단의 주요 공간은 각각 우란1경, 우란2경, 우란3경, 우란4경, 우란5경으로 불린다.

이 공간들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허물고, 전시와 공연이라는 기능마저 최소화하여 디자인됐다.

전시장, 공연장 등으로 기능적 구획을 하지 않은 '경'에서는 장르를 넘어 다양한 장르의 창작활동이 가능하여

매번 새롭게 해석되고,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즉, '비움으로 완성한 채움의 공간'에서 예술가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란문화재단은 2018년부터 사용하는 새로운 건물에서 지속적으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우수한 작품을 개발하고 있다. 재단은 다양한 예술가들의 아이디어와 발상을 지원하여 다채로운 예술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창작활동이 이뤄지는 공간 '경'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성수동의 기존 분위기에 맞춰 건물 외관을 디자인함으로써 지역의 분위기와 문화에까지 이바지하는 문화예술재단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우란_1경.jpeg
우란_2경.jpeg
우란1경과 우란2경. 우란1경은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우란2경은 무대와 객석이 고정되지 않아 공연과 전시를 모두 진행한다.






제작/기획: 예술도서관 아카데미

글쓴이: YEDO Teaching Artist. 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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