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이란?
최근 들어 예술경영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 입시가 힘들지 않겠냐만은 예술경영은 다른 학과에 비해 자료가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평소에 접하지 못한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 중에는 예술경영이라는 단어가 생소하신 분도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학문에 비해서 출발이 늦기도 하고 예술경영 관련 학과들이 대학교 과정보다는 대학원 과정에 더 많아서, 특별히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예술경영을 접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이런 이유로 처음 예술경영을 접하는 분들은 예술경영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 많은 혼란을 겪기도 합니다. 저 또한 예술경영이 무엇인지, 예술경영자는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고 깔끔하게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술경영이란 무엇일까요? 감성적인 예술과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경영, 어쩌면 양립할 수 없는 반대의 속성을 가진 두 단어가 함께 있다니. 예술경영이라는 이름부터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예술경영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예술은 표현의 수단이며, 예술가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고 이익보다는 예술성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경영은 사업 운영, 경제적인 측면, 자원의 합리적인 관리, 효율성 추구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상반된 두 분야가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이 예술경영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예술경영은 예술의 발전과 생존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영리만을 취하는 일반 기업의 목표와는 다른 것입니다. 하지만 예술의 발전과 생존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세련된 기술과 현실적인 고민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공연을 올리고자 할 때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예술성 있는 공연작품만으로는 부족합니다.먼저 각 배역에 맞는 배우와 전문 스태프들을 모집해야 합니다. 공연을 올릴 극장이 필요할 것이고,관객들을 모으기 위해 홍보와 마케팅이 필요할 것입니다. 배우와 스태프들의 월급도 배분해야 하고요, 티켓의 적정한 가격도 설정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굴러갈 수 있는 재원을 조성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겠죠. 이렇듯 하나의 완성된 예술작품 뒤에는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 예술이 경영의 기술을 빌리는 것이지요.
자, 예술경영이 무엇인지,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금은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합니다.그렇다면 예술경영은 어떤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일까요? 사실 예술경영이 다루는 분야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일과 분야를 다루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바꿔 말하면 예술경영이 다루는 개념과 분야의 폭이 매우 다양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예술경영이 다루는 개념의 폭이 넓은 만큼 예술경영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용호성 선생님의 책, <예술경영>에서는 예술경영자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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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예술경영의 꽃이자 예술경영자의 기본역할 (공연기획, 전시기획, 축제기획, 영상기획, 예술교육기획 등)
관리자: 조직, 인력, 재정, 공간 등 다양한 자원에 대한 관리자 역할이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하우스 매니지먼트, 매표 관리 등 특화된 업무도 포함된다.
통역자: 현대예술에서 생산~소비에 이르는 과정이 복잡화되고 분업화됨에 따라, 각각 다른 논리로 움직이는 주체들을 연결하고 매개하는 통역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창조자: 예술경영자는 단순한 예술가 보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창조자로서 예술작품을 만들어나가기도 한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구상해 필요한 사람들을 선발하고 지휘하여 총체적인 예술상품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은 예술가의 역할과 다르지 않다.
사업가/흥행사: 예술경영은 경영을 통해 예술작품을 만들어낸다.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가가치를 만들어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전문 공연기획사나 전시기획사에서 투자자금을 확보해 기획하는 예술경영자가 이런 역할을 한다.
마케터: 예술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예술상품을 마케팅하는 것이다.
만능인: 예술경영자는 온갖 개성과 창의성이 난무하며 뒤섞이고 부딪히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 궁극적으로 작품이 완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출처: 책 <예술경영> 용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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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하는 분야는 예술경영의 대략적인 범위일 뿐, 전부가 아닙니다. 예술경영은 살아있고 운동력있는 학문, 분야이기 때문에 지금도 새로운 분야를 개척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예술경영의 개념과 범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예술경영이 무엇인지 100%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내용은 예술경영과 관련한 ‘이론적’인 내용입니다. 이론적인 내용은 남들이 정리한 내용입니다. 내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이것들은 내 것을 만드는 데 도움은 될 수 있을지언정, 나만의 고유한 경험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시를 시작하는 여러분께 예술경영을 ‘나만의 언어’로 정의 내려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예술’ 경영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예술경영은 예술의 모든 분야를 다루는 학문입니다.애초에 예술이라는 장르 자체가 무척이나 방대한 장르이기 때문에 예술경영이 가진 모든 특성을 아우르는 하나의 정의를 내리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술경영을 전공하기로 하거나 예술경영자의 길을 걸어가고자 다짐한 분들은 예술경영이 무엇인지, ‘나만의’ 정의를 반드시 내리셔야 합니다.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는 없지만, 오히려 확립되지 않은 분야이기에 내가 개척해나갈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스스로 예술경영을 정의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예술경영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서 고민하고 개념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공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예술경영이란 무엇인지 자신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개념과 정의를 구축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경험과 지식,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지요. 저 또한 예술경영의 개념을 스스로 납득시키기까지 여러 번의 경험들과 책, 영상, 인터뷰, 기획 사례들을 탐구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비록 쉽지 않은 과정이겠지만 오랜 시간의 치열한 고민과 경험으로 내려진 정의는 방대한 예술경영의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이정표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내가 왜 예술경영의 길을 걸어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술경영의 첫걸음은 ‘나의 언어’로 예술경영을 정의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끝나고 나면 단순히 공연기획자가 되겠다, A&R을 하고 싶다 정도의 목표가 아니라, ‘현재 예술계의 이러이러한 문제점들을 예술경영의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해결해나가는 기획자’ 정도의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예술경영 첫걸음을 응원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여러분들이 자신만의 언어로 예술경영을 정의하실 수 있도록 예술경영(혹은 예술경영자)의 역할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제작/글: 예술도서관 이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