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희곡을 잘 읽을 수 있을까?

연출가의 눈으로 바라본 희곡읽기


우리는 어떻게 희곡을 잘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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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기에 앞서

연극영화 입시에 도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공부해야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공부하고 준비해야할 부분은 다양하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희곡 읽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희곡은 읽기 목적이 아닌 공연을 목적으로 한 대본이며 거의 모든 연극은 그 뼈대인 희곡을 기초로 제작됩니다. 따라서 당연히 희곡에 대한 지식과 식견은 연극영화 입시 평가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기계적으로 희곡을 읽지만 희곡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놓치고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희곡 어떻게 하면 잘 읽을 것인가. 지금부터 찬찬히 살펴볼까요?



● 주제를 알아라

희곡의 주제를 아는 것은 희곡 읽기의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희곡의 소재와 주제를 헷갈리곤 합니다. 희곡의 소재는 그 희곡을 쓰는 데 있어서 작가가 어떤 요소들을 다루었는가(사랑, 배신, 복수 등)이고, 희곡의 주제는 그 소재를 바탕으로 쓰여진 이야기에서 ‘내가 어떤 결론을 내렸는가?’입니다. 즉, 복수 배신 사랑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나는 복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는 나는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나름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 바로 주제이지요. ‘나름의’라는 말에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름이라는 말은 개인적 생각이라는 뜻입니다. 즉, 주제는 고착화된 것이 아닌 희곡을 읽고 느낀 나의 개인적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주제는 개인마다 다르며 개인마다 희곡을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희곡이라 하더라도 연출자마다 생각하는 주제가 다를 것이고 이는 자신의 희곡 연출에 반영됩니다. 어제의 햄릿과 오늘의 햄릿이 다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등장인물의 이름을 알아라

외국 희곡의 등장인물은 항상 생소합니다. 특히 러시아 희곡의 경우 말도 못하게 이름이 길죠. 그래서 희곡을 아무리 읽어도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등장인물의 이름을 아는 것은 희곡 읽기의 기본입니다. 시험장에서 중요 희곡 주인공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학생에게 좋은 점수를 줄까요? 야속할 수 있지만 평가하는 입장에서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따라서 학생 여러분도 희곡을 한 번 읽더라도 등장인물과 직업, 주요 정보를 따로 종이에 메모해가며 읽는 습관을 들여 봅시다. 주기적으로 리마인드까지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 스토리 한 줄 요약을 기억하자

스토리 한 줄 요약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희곡의 전체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을 말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유명 희곡인 <햄릿>을 예로 들어 볼까요? 햄릿의 장황한 스토리를 한 줄 요약 해본다면 ‘햄릿이 아버지의 복수를 행하는 이야기’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스토리 한 줄 요약은 희곡의 핵심 소재와 전개를 기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이 “그 희곡은 어떤 희곡이야?” 라고 물었을 때 희곡의 핵심을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모두 스토리 한 줄 요약을 생활화해서 연극영화 입시 면접에서 “그 희곡은 어떤 희곡이에요?”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도록 해봅시다.



● 전체 스토리도 기억하자

전체 스토리는 스토리 한 줄 요약과는 다르게 디테일한 세부 전개를 포함한 총체적 스토리텔링을 말합니다. 전체 스토리는 작가가 설계한 발단, 전개, 클라이막스, 결말을 포함함과 동시에 각 시퀀스를 이어주는 연결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전체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어야 희곡의 세부적 장면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체 스토리를 알아야 그 희곡의 구조나 작법적 특징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형식으로 발단부터 결말까지 일어난 사건 중심으로 적어보는 연습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 나만의 연출안, 특별한 생각을 정리하자

하나의 희곡을 읽고 나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의 일대기를 간접 경험하면서 같이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죠. 예술작품을 읽는다는 건 이렇게 즐거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냥 읽고 느끼고 책을 덮어 버린다면 문학 애호가와 다를 바가 없겠죠. 입시생이라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합니다. ‘이 희곡을 내가 연출한다면 과연 어떻게 연출할 것인가?’를 꼭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희곡의 연출안을 떠올려보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희곡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희곡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연출안을 떠올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희곡을 제대로 읽었다면 주제를 도출하고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떠올리는 연출안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희곡 마다 자신의 연출 아이디어를 기록해 놓고 시간 날 때 마다 곱씹어 보는 것입니다. 그 작업은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연출에 대한 진정한 내공이 쌓일 것입니다. 또한 희곡을 읽어내는 눈 또한 크게 성장했을 것입니다.



● 무엇보다 중요한 것! 희곡의 맛을 즐겨라.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조언은 희곡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서 희곡은 타이핑 몇 번으로 찾아볼 수 있기에 흔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희곡을 쓴 작가에게는 어쩌면 필생의 노력이 들어간 작품일 수도 있죠. 작가가 창작의 고통으로 쥐어 짠 희곡을 가벼이 읽고 넘기지 말기 바랍니다. 기꺼이 내 시간을 투자해서 문학의 참맛을 느껴보도록 하세요. 재미있기 희곡을 읽는 것. 어쩌면 그것이 앞서 설명한 모든 방법보다 우선에 있을 수 있습니다.






제작/글: 예술도서관TA 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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