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으로부터의 탈출: 함세덕作<동승>

초겨울, 행복을 찾아 떠나는 어린스님

L.jpg 함세덕 <동승>, <무의도 기행>




"희곡이 이렇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 수 있다니?" 동승을 처음 읽었을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인물들의 욕망은 선명했고, 그들은 분명하게 대립했다. 나는 ‘어린 도념이가 미망인을 따라서 서울로 내려갈 것인가?’라는 중심질문에 멱살을 잡힌채로 이끌려 작품의 끝까지 오게되었다.





동승이 이처럼 관객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이유는 이 작품이 ‘잘 짜여진 극’이기 때문이다. 잘 짜여진 극이란 주도면밀한 인과 관계의 발전을 강조하고 긴밀한 갈등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동승은 어린 도념이를 대려가려는 서울에서 온 미망인 그리고 도념을 보내주지 않으려는 주지간의 갈등. 그리고 미망인을 따라 서울로 가고싶어하는 도념과 보내지 않으려는 주지간의 갈등과 도념과 주지의 내적갈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여기에 초부와 인수, 마을사람들 등 각자의 인물이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흔히들 낭만주의적 성향을 띈 작품이라 칭하고 있는 이 작품은 1939년,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황속에서 심산고찰을 배경으로 현실 세계와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통해서 ‘작가정신’이 결여되어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작가정신이란 지성인이라 칭해지는 작가들이 (1930년대 당시에는 더 그러했을 것이다.) 현재 처해진 상황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문학작품으로 발화시켜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승의 작가 함세덕은 그러하지 못했다. 작가는 이후에 친일행각과 광복 후에는 좌파적 성향을 띄고 활동을 하다가 한국전쟁 발발 5일만에 세상을 떠난다.



125665_65329_4642.jpg 미망인은 과연 도념이를 서울로 대려갈 수 있을까?




그러나 동승에는 완전히 작가정신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그 근거는 서울로 떠나고 싶어하는 도념과 그 욕망을 억압하려는 주지의 모습을 보면서 당시 일제강점기 속에서 자신의 욕망대로 살 수 없고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속에서 살고있는 국민들에게 도념이처럼 억압을 뿌리치고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나아가고 억압으로부터 탈출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대가는 굉장히 혹독하고 힘들 것이라는 것을 마지막 장면에서 도념이가 사찰을 떠날 때 울린는 슬픈 범종소리와 펑펑 휘날리는 눈을 통해서 암시해준다. 작가정신, 또 중간에 주지가 도념이를 타이르는 장면에서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로부터 고구려를 지켜내었을 적’이야기가 대사에 잠깐 나온다. 이 역시 당시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것이 당시의 승려군의 힘이 컸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작품속 등장인물들이 아무리 깊은 심산고찰의 스님들이라 할지라도 나라를 생각하고 그들 역시 국가가 굴러가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는 일원이라는 점에서 을지문덕이 수호한 고구려처럼 조선을 수호하자는 정신이 담겼다고 생각한다. 즉 시대적 상황을 단 한 방울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나로서는 위와 같은 생각에 동감하고, 처음 이 희곡이 출간되었을 당시인 1939년의 독자들은 어떻게 이 희곡을 읽었을지가 궁금해진다.





초겨울 삼산고찰에서 일어나는 어린 도념이의 이야기는 나에게 도전정신과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말을 건낸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적이고 반복적인 생활 속에서 내재되어 있는 여러 욕망들을 분출하기 어려운 시대적, 환경적 억압속에서 살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스스로의 욕망과 하고자 하는 것들을 표현하며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현재 최대의 관심사이다. 도념이가 사찰을 떠나서 어떤 고행을 겪을지 또는 어머니를 만나 행복한 삶을 살것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제한되어 있는 억압속에서 평생 안주할 수도 없으며 그것이 행복은 절대로 아닐 것이다. 물론 주지로 대변되는 종교적 규율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시점의 나는 도념이의 ‘억압으로부터의 탈출’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억압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여러 가지 번뇌를 느끼고 고통받으며 살아간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가만히 있는다고 행복은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도념이는 자신의 미래가 행복일지 불행일지 모르지만 일단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났다. 나를 비롯한 이 작품의 독자들 역시 행복해지고 싶다면 현재의 억압속에서 탈출해보기 바란다.




<문제 해결하기>

1. 제목 <동승>의 의미에 대해서 서술하시오.

2. 작품의 주제를 서술하시오.

3. 작품속에 나타난 상징들을 찾아 서술하시오.

4. 초부와 인수의 역할을 쓰시오.

5. 작품의 동시대적 관점을 서술하시오.





제작/글: 예술도서관TA 두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예술경영자의 눈으로 본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