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편애하는 멤버(?)
PD는 출연자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구걸하듯 애걸복걸 섭외하지만 같이 일을 하면서 결과적으로 그들을 미워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반대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다.
원래 사랑하던 사이에 골이 깊어져 헤어지면 하루아침에 원수가 되는 것 아니겠는가?
<설빔>은 레귤러 프로그램이 아니라 특집 프로그램이기에 고정 제작진이 없었다. KBS 소속인 나를 제외하고는 작가, FD, 편집 PD 모두 프리랜서들이 모여서 함께 일을 했다.
다른 팀들처럼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하면서 쌓인 공감대가 없는 상태였다.
그리고 신기하게 작가, FD, 편집 PD들은 스테이가 한 명도 없었다. 물론 다른 아이돌을 좋아하는 스태프들은 있었다. 라이즈, 보넥도, 세븐틴 등...
우연의 일치로 모든 스태프들은 스키즈에 특별한 애정이 없이 일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것이 오히려 신의 한 수였다.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의 경우 특정 인기 멤들의 분량이 많아지거나, 스탭 중 한 명이 일부 멤버에 특별한 애정이 있는 경우 소위 티가 나게 되어있다.
분량은 당연하고, 다른 멤버의 분량에서도 맞장구치는 리액션에 계속 그 멤버가 나온다든지, 자막 내용에 심혈을 기울여 어떻게든 애정이 묻어나게 된다.
우리 스태프들은 특정 멤버에 대해 편애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 스태프들은 모든 멤버들을 평등하게 대했다.
모두에게 똑같은 쌀밥을 주고 고기반찬을 주었다. ^ㅡ^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저마다 스키즈를 상세히 조사하고
편집하며 같은 장면을 수십 번 돌려보며 스며들었다.
평등하게 모두에게...
무엇보다 녹화장에서 스키즈 멤버들이 너무 열심히 해주어서 우리 스태프들은 감격했다. 무대 3개에 게임 녹화까지 거의 10시간을 달리는데. 중간중간 객석에 올라가 팬서비스까지 웃는 얼굴로 해주다니!?
나도 이런 출연자는 정말 본 적이 없다. 고된 스케줄에 카메라가 꺼지고 다음 코너를 준비할 시간이 되면 다들 대기실로 돌아가 에너지를 충전하기 바쁜데 말이다.
오죽하면 보넥도를 좋아하는 FD가 자진해서 서비스 영상을 만들어서 스크롤에 넣자는 의견을 주었을까?
멤버들은 틈틈이 객석에 올라가 장시간 관람에 힘들어할 스테이들을 위해 팬서비스를 발사했다. 말도 걸어주고 챌린지도 보여주고, 직접 만든 음식도 먹여주고, 악수는 기본에 양손 깍지까지 ^ㅡ^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니 유료 팬미팅 보다 더 값진 서비스와 친밀감이었다고 한다. "설빔통"이라고 해서 설빔 방청을 못 간 스테이들이 걸린 병도 생겼다고 한다.
설빔 방청객들의 생생한 후기들을 차라리 읽지 않겠다며 질투하는 스테이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렇다. 이날 방청한 스테이들은 그야말로 계 탔다.
그리고 스테이는 아니었지만 우리 스태프들은 모두 스테이가 되었다.
카메라가 꺼진 다음 행동이 어떤지에 따라 스태프들은 그 출연자를 제대로 평가한다. 진심. 진정성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진심을 느낀 스태프들은 더 열심히 일을 했다. 편집도 정말 여러 차례 수정해 가며 최선의 결과물을 뽑아내려고 노력했다.
스테이들은 10시간 녹화물을 원본 그대로 달라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했겠지만... TV 채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안내드리며...^^;
제목에 어그로를 끌었지만, 우리 스태프들의 편애하는 멤버는 스키즈 전체였다. 스태프들은 다 저마다 각자 다음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로 흩어졌지만 스키즈에 대한 좋은 기억과 감정은 다른 곳에서 또 전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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