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t Jan 24. 2016

0편. 중국견문록

United States of Asia

*편의상 있다 체로 끝내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진다는 말이 있다.

한 면 만을 보고 전체를 다 아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상해에 온 지 네 달 남짓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상해를 경험하며 이 말에 많이 공감이 간다.


1

처음 상해 민항구(하나의 지역입니다)에 와서 느낀 것은 상해도 여전하구나, 중국은 그렇게 많이 변하지 않았구나 였다.

길가에는 쓰레기가 널려있고, 씻지않은 듯한, 꾸미지 않은 듯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했다.

식당의 위생상태가 걱정되고, 80-90년대에 볼 법한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잡화점이 즐비했다.


그런데 복단대가 있는 북쪽에 가보니 또 달랐다.

그곳은 교환학생과 한국인으로 넘쳐 어딜 가나 한국식, 외국식 식당과 카페가 있고, 보다 정비되고 심지어 미국 같다는 느낌이 들 만한 곳들도 꽤 있었다.


그리고 시내 역시 매우 달랐다.

백화점, 빌딩, 식당들이 번화하고 깔끔했다.

한국보다 훨씬 화려한 곳도 많았다


2

중국인 버디가 물었다

“중국에는 왜 왔어?"

나는 대답했다.

“중국어도 배우고, 중국 문화를 알고 싶어서"

그러자 버디는 기가 찬다는 듯이 북경과 상해도 매우 다르고, 50개가 넘는 소수민족과 한족이 다른데 중국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이냐며 반문했다.

그렇다. 중국은 사실 미국보다도 훨씬훨씬 더 잡탕인 것이다.

말이 한 나라지 땅덩이로 보나, 민족의 다양성으로 보나, 자연환경이나 경제수준 차이로 보나 여러 개의 나라가 모여 있는 국가 연합 규모이다.


3

이러한 이유들로,


중국에 대해서 글을 남기는 것에 있어 걱정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웹 상에서 쉽게 ‘대륙의~’라는 식의 글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중국을 이야기하면 오해와 선입견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이곳의 일상적인 일들이 아니다.

그러한 사진이나 글들이 매우 특별한 일이기 때문에 회자되는 것이다.

(이곳도 역시 사람이 사는 곳이고, 세계화는 세계를 비슷하게 만들어주므로(이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

한국이랑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들때도 많다.)

그래서 내가 경험한 것을 ‘아 중국은 이렇구나’라고 기록하면 이것이 또 다른 편견을 만들어 낼까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이러한 시선들이 모여, 중국을 더 잘 이해하는 틀이 될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중국을 와보지 않은 수 많은 사람들, 중국을 오기 전에 알아보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시선으로 다가가는 것 역시 의미있는 일이다.

(원래는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깊게 경험을 하고 ‘여러 경험을 종합한 결과 이렇습니다~’라며 쓰고 싶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경험을 통해 객관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이미 선입견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빈 도화지에서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국가명은 가명[United States of Asia]을 붙이기로 했다.


그래서 지극히 주관적인 체험기를 시작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