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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치버 May 29. 2022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과연 몇 개의 스타트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온갖 종류의 자산 시장 세일 타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악성 재고로 남을까 두려워, 백화점 지하 1층 이벤트관에서 패션잡화를 바겐 세일하는 것처럼 주식, 부동산, 코인, 채권 등 다양한 자산들의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딱 하나 투자할만한 주식을 추천해달라는 소녀의 물음에, 워런 버핏이 '너 자신에게 투자하라'는 대답을 한 것처럼 지금 시장에서 투자할만한 가치 있는 자산은 '나 자신'만이 남았을지 모릅니다. 투자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 개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를 기다릴 수 있는 타이밍이지만,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하는 기관과 투자를 반드시 받아야만 하는 기업, 특히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혹독한 겨울이 찾아왔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주변 스타트업 대표님들, 선후배, 동료 모두 다가온 현실에 어려움을 토로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 콤비네이터는 창업자들에게 '최악을 대비하라'는 전체 메일을 발송했습니다. 지금은 성장보다 생존에 좌표를 찍어야 만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펀딩은 더욱 어려워지고, 높은 연봉과 스톡옵션 등으로 유치했던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도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향상해 스스로 생존해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시험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어떤 기업들에겐 지금 이 겨울이 최고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마치 스키장이 겨울만을 기다려왔던 것처럼 말이죠. 어떤 형태의 기업들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살펴보고,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얘기해봅니다.


1등 기업에서 독점 기업으로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가장 높게 점유하고 있는 기업에겐 독점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1등 기업은 시장의 판매 가격을 조정하는 권력을 가지고 경쟁 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비용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용 시장에서 우수한 인력이 1등 기업으로 빠르게 갈아타는 시기도 이때입니다. 기업이 재무적으로 흔들리는 분위기에서 채용 리크루터들은 더욱 발 빠르게 2등, 3등 기업에 근무하던 우수한 실력의 인재들을 1등 기업으로 알선합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1등 기업은 더 높은 퀄리티의 인력 풀로 콤팩트하게 구성이 되고, 그 외 기업들이 보유하던 인력 풀은 실속이 없어집니다. 처음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서 기업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지게 됩니다. 이 기회를 잡은 1등 기업은 독점 기업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되면서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과 비용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머지 기업들은 시장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CASH IS KING, 퀀텀 점프의 기회

매출이 높지 않더라도, 탄탄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유동성을 마련한 기업들은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동안 광고, 마케팅으로 부풀어졌던 기업의 수치들에 거품이 꺼지면서, 충성도가 낮은 수많은 고객들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모두가 주춤하고 움츠리고 있을 때, 과감하게 고객들을 유치하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나가면서 이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는 시장과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른 기업들이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구조조정에 매달리는 이 시점에 현금흐름이 탄탄한 기업들은 큰 폭의 성장을 통해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탈바꿈합니다. 그동안 시장에서 존재감이 전혀 없던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기존에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디자인과 인테리어, 마케팅 등에 높은 비용을 집행해온 기업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입니다.


투자 회피형 기업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투자자와의 이해관계가 창업자의 성향과 맞지 않아, 투자를 의도적으로 회피해온 기업들이 더욱더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스타트업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속도로 성장을 하거나, 스케일을 과감하게 넓혀가는 것을 지양합니다. 특히 공동창업자나 팀의 결속력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시장환경이 어려움에도 인력이 이탈하거나 조직문화가 훼손되지 않아, 다른 기업이 주춤해하는 시기에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을 하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기업들의 특징을 반대로 놓고 보면, 투자 유치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온 기업이거나, 현금흐름이 좋지 않거나, 1등 기업이 아닌 기업이라면 다가올 시간은 더욱 터프한 상황이 됩니다. 기업의 체질 개선과 비용 절감을 계획했던 것보다 더욱더 과감하게 해야만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금 스타트업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향후 2~3년 동안의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생존하는 것입니다. 당장 비용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죽느냐 사느냐를 가름하는 상황에서 가능성만을 보고 불확실성에 베팅하거나, 재무건전성을 마련하지 못하면 그동안 기업의 기둥을 만들었던 핵심 인력이 이탈하고 그 누구도 배에 난 구멍을 막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기업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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