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곰탕!
나는 어릴 때부터 뽀얀 국물이 너무 싫었다.
사골곰탕은 거의 나의 천적이었다.
엄마가 정성껏 갈비탕을 끓여주어도, 국물이 맑다는 이유 하나로 숟가락을 들기 싫었다.
게다가 갈비에 붙은 힘줄은 내게 공포였다. 그 미묘한 탄력과 질긴 식감이 입안에서 꿈틀거릴 때마다 토할 것 같은 거부감이 올라왔다.
그런데 오늘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인스턴트 나주곰탕이 원플러스원으로 3,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그걸 보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둣국을 이런 걸로 만들면 어떨까? 곰탕은 별로지만, 만두가 맛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그래서 나주곰탕에 계란 두 개를 풀고, 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만두를 넣어 끓였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말도 안 되게 맛있었다.
사골곰탕은 여전히 나의 적이지만,
만두가 들어간 나주곰탕은 이제 나의 친구다.
사골곰탕은, 나만의 느낌일 수도 있지만, 국물이 묘하게 찐득거렸다.
입안을 코팅하는 그 끈적한 감촉이 너무 싫어서, 한 입만 먹어도 바로 양치질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나주곰탕은 달랐다.
국물이 맑고 담백해서, 그 끈적한 잔여감이 전혀 없었다.
요즘처럼 매운 음식이 자극적으로 느껴지는 내 입맛엔, 이 맑은 국물이 오히려 딱 맞았다.
나주곰탕 만두국은 어제의 피로를 풀어주는 위로 같은 건 아니었다.
그냥 맛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단순한 맛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다음에 원플러스원 행사를 하면 나주곰탕을 더 사야겠다.
3,000원밖에 안 하니까 아주 합리적인 쇼핑이다.
그래도 여전히 내 취향은 치킨과 피자다.
하지만 오늘, 나는 나주곰탕이라는 새로운 취향을 하나 더 얻게 되었다.
포도도 먹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