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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UU Jul 13. 2016

PQR BOOKS

피큐알북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피큐알북스는 행궁동내 위치한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작은 서점입니다. 시중에 많이 나와있지 않은 디자인제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고 다양한 소규모 워크샵도 매월 비정기적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는 100여개나 되는 전국의 독립책방중 하나라는 카테고리로에 속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각각 책방들이 그러하듯 피큐알북스도 우리만의 색깔을 가지고 손님들과 만날 준비를 합니다. 피큐알북스가 어떻게 이곳에 지금 존재하게 되었는지를 묻는 질문들에 대답이 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이곳이 크리에이티브 팀 피큐알이 운영하고 있는 책방이란 것을 먼저 알려드리겠습니다. 피큐알이 무엇인지 이해하면 피큐알북스의 존재의 이유가 좀 명확해 집니다.  



피큐알 크리에이터스 라벨


피큐알을 한가지로 규정하기는 힘듭니다. 그래도 설명이 필요하다면 여러 브랜드들과 협업을 하기도 하고 뮤지션들의 음반과 의상도 제작, 페스티벌의 비쥬얼디렉팅을 맡는등 어떤 틀에 규정되어지지 않은 크리에이터팀입니다. 오랜시간 서울과 도쿄 그리고 뉴욕에서 활동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리오(Rio)를 중심으로, 프로듀서, 디자이너 이렇게 3명이 매일 함께 일하고 있고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지만 프로젝트가 있을 때면 협업하는 크루도 존재합니다.  


피큐알은 하나의 독립적인 아티스트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브랜드입니다. 그리고 함께 꿈꾸는 이상을 현실에 대입하는 창작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이런 우리가 우연한 기회로 수원에 온건 2015년이었습니다. 





공간이 남길래 책방을 차렸다.


무심한듯 무책임한 말이지만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가 책방을 하게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습니다. 사진작가로 수원에서 40년째 활동하시는 필자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아 작년에 우리는 행궁동에 독립스튜디오를 얻게됩니다. 작은 스튜디오였지만 3명이 쓰기엔 뭔가 허전에 작업공간을 줄이고 다른 공간을 조성해 보자고 그렇게 우리의 논의가 시작된 후 지금 책을 준비하고 있으니 책방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현재가지고 있거나 앞으로 만들것 + 타작가들의 독립출판물 + 디자인제품들을 판매하는 '피큐알북스'가 탄생되었습니다.




독립출판작가님 찾기 


독립출판물을 입점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기성출판물처럼 총판을 이용하기 어려웠기에 우리는 독립출판작가들의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를 하나하나 찾아 연락을 드렸고 답변이 오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작가를 찾을 때 세운 한가지 원칙은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고르기 전 우리가 그 책에 대해서 알고 그 책이 이 책방에서 팔리길 스스로 원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고집을 피웠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권도 입점하기 어려웠지만 작가들의 책이 한권두권 책방이라 불릴 공간에 소중히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입점요청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애정어린 편지를 보내주시거나 직접 찾아와 인사하시고 책이 진열되는 모습을 보고 가시는 작가님도 계셨습니다.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200여종의 독립출판물과 100여종의 기성디자인, 사진 서적을 책방에 놓을 수 있었습니다. 


손님과 작가가 만나는 책방


아직 부족하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에게는 보물창고같은 곳이 되고 있는 기분입니다. 찾아오는 손님의 대부분은 청년입니다. 또한 창작이나 문화관련일을 하고 있거나 관심이 많은분들입니다. 위에도 말했듯 작가님들 종종 찾아오시기도 하고 손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우리스스로도 창작자 이기에 책방주인과 입점작가 그리고 손님이 뜻밖에 토론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또 새로운 제안들이 출현하기도 합니다. 책방을 차리고 난 후 기존에 하던 프로젝트일은 오히려 늘었고 기존보다 더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것도 전혀 예상못한 일이었습니다. 그저 공간이 남아서 시작한 일이었으니까요. 신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청년예술독립책방 피큐알

수원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한 2016 우리동네예술프로젝트에 선정된것 좀 미스테리했습니다.  큰 기대없이 신청했는데 선정이 되었었죠. 아마도 청년이라는 두 단어의 영향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모두가 청년의 문제를 이야기 하고 있었고 우리는 청년세대가 겪는 경제적 빈곤보다 더욱 문제인 것이 문화적 빈곤이라고 생각했습니다.경제적 빈곤이 해결된들 문화적 감성은 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세대로 대물림되며 대중매체에 휩쓸려 문화적 선택권을 스스로 박탈해 버리는 세대를 양산합니다. 


대형멀티플렉스영화관에서 제일 잘나가는 영화를 보고, 대박난 드라마이야기를 나누며, 뮤직차트 1위에서 100위까지 순위를 가수이름도 모른채 아무생각 없이 흥얼거리는 것을 트렌디한 문화소비라 생각하는 것으로 부터 저항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마트폰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그것으로 제품을 제작해 보는 두들링워크샵과 펠트워크샵, 팔찌만들기워크샵, 독서모임등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는 않지만 그들의 이야기가 인스타그램,페이스북등으로 확산되는 만큼 더 많은 워크샵들이 생겨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월에 그 워크샵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책 한권도 나올 예정입니다.




피큐알북스는 닫는 날 빼고는 열려있습니다.


일종의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내가 오늘 하루 문을 열지않으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문하나가 닫혀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책임감, 단 한권에 판매에도 기뻐해 주시는 작가님들과 늦은 밤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세상을 만난듯한 표정으로 한권 한권 소중이 둘러보시는 손님들을 떠올리며 책방주인인 나는 그렇게 오늘도 문을 열고 있습니다. 창작자인 스스로도 좋지만 책방주인도 꾀나 마음에 드는 타이틀입니다. 


수원의 문화적 자부심 뚜렷한 행궁동이라는 공간에 자리잡게 되어 행복합니다. 앞으로 오랜시간 이곳을 뿌리삼아 여러가지 활동을 할 창작집단으로써 또 우리의 시선으로 운영하는 책방으로써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기 원합니다. 사랑해 주신만큼 이곳에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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