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되어 간다.
처음 겪는 초등 학부모라는 자리도, 교문을 드나드는 발걸음도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그런데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정신없는 한 달이 지나가고 있었다.
며칠 전, 생애 첫 학부모 총회에 참석했다.
학부모 임원을 선출하고, 학교 교육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담임선생님과 다른 부모님들을 만나는 자리.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시작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나는 이미 ‘문제아 엄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발달지연은 오래전부터 우리의 일상이었다.
조절 능력이 부족한 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자주 부딪혔고,
나는 그 뒤에서 고개를 숙이는 사람이 되었다.
그 시간이 벌써 4년이 넘었다.
아이의 마음은 늘 억울함으로 가득 차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말로 표현하는 대신, 소리를 지르거나 손이 먼저 나간다.
그 순간, 아이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가 되고,
나는 그 아이의 엄마가 된다.
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그 무게는 더 크게 다가왔다.
얼마 전에는 학교폭력으로 신고될 뻔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수없이 설명해 주고, 타이르고, 반복해서 알려주지만
아이에게는 그 모든 말이 아직 제대로 닿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가 밉다는 생각까지 스쳐 지나간다.
그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다시 무너진다.
친구를 사귀어야 할 나이에
친구 하나 없이 학교를 다니는 아이.
오늘도 학교에 다녀오는 길에,
아이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교실과 운동장을 바라보며
나는 한참을 서 있었다.
속이 상했다.
그리고 알았다.
이 상황이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것도.
치료를 병행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 사실이 때때로 나를 더 깊이 무너뜨린다.
그래도 나는 바란다.
언젠가는,
우리 아이에게도
서로를 기다려주는 친구가 생기기를.
그리고 그날이
너무 늦지 않기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단 하나다.
이 아이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것.
올해 1년,
부디 무사히 지나가기를
조용히,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