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합격하고도 그 자리를 포기했다

by 알라모아나

내가 원했던 면접 자리에서는 끝내 연락이 오지 않았다.

며칠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들여다봤지만, 끝내 울리지 않았다.


남편은 말했다.

아마 이미 내정자가 있었던 것 같다고.

그 말이 위로인지, 현실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한 켠이 자꾸만 쿡쿡 찔렸다.

이 작은 시골마을에서도 경쟁은 이렇게 치열한데,

왜 하필 내가 아니었을까.


그 생각에 잠깐 빠졌다가

나는 또다시 정신을 붙잡고 다른 면접장으로 향했다.



두 번째 면접은 시작부터 부담이 묻어났다.

그럼에도 결과는 의외로 쉽게 나왔다.


합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뻐야 할 순간에 마음은 조용했다.

오히려 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출퇴근 시간은 길었고,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첫째와

아직 손이 많이 가는 둘째, 셋째까지.


아이들을 챙기며 일을 병행하기에는

내 몸도, 시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계산기를 두드리듯

하루를 몇 번이나 그려봤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은?

저렇게 하면 나는?


결국 한 가지 결론만 남았다.


아이들을 뒷전으로 밀어야 하는 일이라면

내가 포기하는 게 맞겠다고.



사비로 채용검진까지 마쳤지만

나는 결국 입사를 취소했다.


어렵게 얻은 자리였다.

발달이 느린 아이 둘을 돌보면서도

틈을 내서라도 해보겠다고 마음먹었던 일이었다.


그래서 더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게 정말 욕심이었을까.



그리고 또다시,

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이들을 돌보는 일상,

그 안에서 나는 다시 ‘대기’ 상태가 된다.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끈질기게 해내야 하는데

글도 쓰다가 멈추고, 또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에게 말한다.


진득하게 해 보라고.

이번엔 정말 끝까지 가보라고.



이번에는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다.


아주 작은 결과라도,

이번엔 나에게 도착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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